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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을 선봉장으로 한 서울 집값이 지난 5년간 쉼없이 올랐다. 서울이 오르고, 수도권이 오르고, 부산도 오르고, 광주, 대전, 청주도 오르고... 아무튼 다 올랐다. 서울은 2배 이상 안 오른 곳을 찾는 것이 더 어려운 상황이고, 타 지역도 상황은 비슷하다.

 

그랬더니 정부에서 그 동안 몇 차례 내놓았던 대책과는 어나더레벨의 대책을 선보였다. 다주택자에 한해서 양도세, 보유세, 취득세를 파격적으로 인상한 것이다. 대책에 대한 자세한 설명 등은 이미 많은 전문가들이 친절하게 해놓았기에 나는 그냥 나의 생각을 끄적거려보고자 한다.

 

이전에 부동산에 대한 생각을 글로 써 본적이 있다.

[주식&채권 이야기] - 물가, 주식 그리고 부동산(주식과 부동산은 어쨌든 오른다.) - (1)

[주식&채권 이야기] - 물가, 주식 그리고 부동산(주식과 부동산은 어쨌든 오른다.) - (2)

 

물가, 주식 그리고 부동산(주식과 부동산은 어쨌든 오른다.) - (2)

지난 글에서 물가와 주식 그리고 부동산의 가격에 대해 다루었었다. 2018/09/22 - [주식&채권 이야기] - 물가, 주식 그리고 부동산(주식과 부동산은 어쨌든 오른다.) - (1) 핵심은 물가든 주식이든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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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점은, 주식과 부동산도 인플레이션 현상으로 인해 시간이 지날수록 물가처럼 점점 오른다는 의미의 글이었다. 저 글을 약 2년 전에 썼었는데, 지금은 그때보다도 집값이 30-40%씩 더 올라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정부가 집값에 제동을 걸고 나선 이유이기도 하다. 부동산도 물가처럼 스멀스멀 오른다. 내 월급 오르는 만큼 오르고, 라면값 오르는 만큼 오른다. 물론 지역마다 크고 작은 편차는 있겠지만 전체적인 틀에서 봤을 때 그렇다. 그런데 최근의 집값 상승 현상은 '물가'로서 오른 개념이 아니었다. 분명 코로나19로 경제활동이 위축되고 국가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해야 하는 상황에 집값 혼자서 "플러스!"를 외치는 모양새는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다.

 

지금의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매점매석"이라는 단어가 등장해야 한다.

조선시대에 박지원이라는 인물이 썼던 '허생전'이라는 소설의 현실판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한정된 자원을 누군가가 독점하면 가격이 폭등하고, 폭리를 취하는 자가 나타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소설이다. 이 소설을 현재 국내 상황에 적용하자면, 우리나라처럼 토지가 좁고, 인구밀도가 높아서 땅의 가치가 높은 국가에서는 땅이나 집을 매점매석하면 큰 돈을 벌 가능성이 있다.

기업들에게 적용하는 '독과점금지법'이 부동산에도 필요한 이유이다. '집'은 필수소비재로 분류된다. 양고기를 안먹고 살 수 있고, 복숭아를 먹지 않아도 얼마든지 잘 살 수 있지만 '집'이 없이는 안정적인 생활을 영위해나가기 어려운 까닭이다. 또한 안정적인 주거 생활은 결혼과 출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주거'는 인간이 살아가며 꼭 필요한 3대 요소 '의식주' 중에 '주'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결혼과 출산은 국가 차원에서는 경쟁력에 해당한다.

 

 

'아기 울음소리가 나지 않는 나라는 쇠약해져 가는 나라'라고 한다.

현재 전세계에서 아기 울음소리가 가장 들리지 않는 나라는 멀리 갈 필요도 없이 여기 이곳 대한민국이다. 부양해야 할 노인들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데, 이들을 부양하고 나라를 이끌어 갈 젊은이들은 줄어들고 있다.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아동수당을 만들어서 월 10~20만원의 양육비를 지급하고, 어린이집 보육료를 지원해주며, 각 지자체마다 출산장려금을 책정하는 등의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기 어렵다.

아이를 낳고 살아도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심리가 밑바탕에 깔려 있어야 결혼과 출산이 따라온다. 즉, 안정적인 수입과 보금자리가 있다면 결혼과 출산을 긍정적으로 고려하며 선택 가능하다는 의미가 된다.

너무 늦은 감이 있지만 건전한 사회 발전을 위해 이번 규제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본다. 동시에 정책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장기적인 공급대책이 있어야 710대책도 시장에서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어쨌든 이번 정부가 당면한 핵심 과제는 부동산 안정이고, 좌충우돌하며 정책을 펴나가고 있다. 만일 정책이 제대로 작동한다면 앞으로 갭투자나 아파트 임대사업 등으로 큰 수익을 바라기는 어려워질 전망이다. 이럴 경우, 사상 최저수준의 저금리 상황에서 넘쳐나는 투자대기자금들이 갈 곳을 잃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바로 이 때, 자금들이 주식투자 쪽으로 갈 수 있도록 물길을 터주는 정책을 펴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대주주 요건을 낮춰서 세금 걷을 생각만 하기보다, 임대사업자에게 했던 것처럼 주식 장기보유자에게는 단계적인 양도세 완화 혜택을 주는 등의 적극적인 투자자 유인책을 마련하는 등의 방안이 있다.



아직까지 국내 주식시장은 도박판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신라젠이나 최근의 삼성중공우 같은 종목들만 봐도 기업가, 투자자가 다함께 도박을 즐기고, 수단과 방법이야 어찌 되었든 수익이 곧 정의이고 손실은 개인의 무능으로 치부해버리는 관습이 남아있다.

좋은 기업에 장기투자하는 투자자가 많아질수록 이런 현상도 차츰 없어지고 건전한 투자문화가 자리잡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에 부동산을 규제하는 동시에 주식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는 정책은 아쉬움이 남는 것이 사실이다. 부동산에 투자하려던 막대한 자금이 주식으로 자연스럽게 흘러들어가도록 길을 만들어줄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부동산 투자자금은 최소 몇 년 이상을 기다릴 계획으로 투자금을 집행하고, 자금의 규모도 큰 편이기에 주식 시장 활성화를 도모하기에 지금이 딱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금의 상황을 잘 활용하면

       코스피 3000포인트 돌파
       코스닥 1000포인트 돌파

라는 기사 제목을 보는 날이 곧 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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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채권 이야기/주식 용어] - 보조지표를 활용한 주식투자 - 1편 (보조지표를 활용하기에 앞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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