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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에서는 매수의 3주체(개인, 기관, 외국인)에 대해 살펴보았으며,

2019/04/18 - [주식&채권 이야기/주식 용어] - 기술적분석으로 접근하는 주식이야기 1 - 매수의 3주체(개인,기관,외국인)

 

2편에서는 거래량과 매물대차트를 주제로 이야기를 해보았다.

2019/04/24 - [주식&채권 이야기/주식 용어] - 기술적분석으로 접근하는 주식이야기 2 - 거래량과 매물대차트

 

마지막으로 3편에서는 봉차트에서의 양봉과 음봉, 특히 장대양봉과 장대음봉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봉차트 및 양봉과 음봉에 대한 기본 개념의 아래의 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주식 기초 용어]차트/봉차트/캔들차트/양봉/음봉

 

대다수의 투자자들이 좋아하는 봉은 '장대양봉'이다.

특히나, 내가 산 주식에서 장대양봉이 발생하는 날은 밥을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르고, 직장에서 상사에게 잔소리를 들어도 '내 귀에 캔디'로 들린다.

 

'장대음봉'은 정반대의 경우이다.

내가 보유한 주식의 차트에서 장대음봉이 발생하는 날은 진수성찬이 차려져 있어도 입맛이 당기지 않으며, '손대면 톡하고 터질 것만 같은 예민한 감수성'의 소유자가 된다.

 

그렇다면, 시장에서 장대양봉과 장대음봉의 출현을 통상적으로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하나씩 살펴보고자 한다.

상황을 단순하게 가정하면 아래와 같이 나눌 수 있다.

 

1. 바닥권에서의 장대양봉

2. 고점에서의 장대양봉

3. 바닥권에서의 장대음봉

4. 고점에서의 장대음봉

 

 

1. 바닥권에서의 장대양봉

바라던 바다. 그동안 후퇴일색이었던 주가에 한줄기 희망의 빛이 서려오는 느낌이다. 무인도에 표류하던 생존자가 멀리서 들려오는 구급헬기의 소리를 듣는다면 이런 느낌일까?

아래는 요즘 핫하디 핫한 '아시아나항공'의 차트이다.

지리하다 못해 투자자들에게 자괴감을 안겨주던 종목이다. 그랬던 아시아나항공이 매각 절차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들리자마자 연일 상한가를 기록했다. 단 며칠만에 종전 주가보다 3배 가량 상승했으니, 엄청난 힘으로 주가를 들어올렸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끝모를 추락을 거듭하던 주가가 '거래량이 실린 장대양봉'을 소환해낸다면 대부분의 경우는 추세전환을 의미한다.

왜 그럴까?

아시아나항공처럼 장기간 하락해 온 종목은 분명 이유가 있다. 실적부진, 오너리스크, 마이너스 성장세 등 이유는 제각각이지만 이 모든 것은 주가하락이라는 결과로 귀결된다. 당연히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져 가고, 거래량도 점점 감소해간다. 사고 싶은 사람도 없을뿐더러, 이미 주식을 보유한 사람들은 평가액 손실율이 막대하기 때문에 섣불리 매도주문을 내지 못한다. 주가의 하락에도 관성의 법칙이 작용할 줄이야...

하지만 "쥐구멍에도 볕들 날이 있다."고 했던가.

아무런 희망도 없던 흥부네 집에 박씨를 물어다 준 제비처럼, 누군가가 '호재'라는 박씨를 차트 위에 툭 던져놓고 가면 그때부터는 상황이 급변하기 시작한다. 물론, 호재의 크기에 따라 차트가 보이는 반응의 크기도 달라진다. 어쨌든, 오랜만에 등장한 호재는 투자자들의 마음에 불씨를 당긴다. 그 동안 이 종목에 무관심했던 투자자들이 진입하기 시작하며, 이 종목에 오랜 기간 물려서 고통받던 투자자들은 상승장에 힘입어 주식을 팔고 빠져나가기도 한다.

이 모든 과정이 '거래량을 동반한 장대양봉'이라는 세 단어 속에 포함된다.

이번 글(3편)은 2편과 내용이 이어지기도 하는데, 거래량이 터지면서 주가를 강하게 들어올리면 이 지점이 새로운 지지선으로 등극한다. 예를 들어, 아시아나항공이 4,000원 부근부터 거래량이 터지기 시작했는데 4,000원에 진입한 투자자들은 최소한 이 가격보다는 더 받고 팔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아시아나항공을 매수한 것이다. 거래량까지 잔뜩 실려있으니 물량을 손에 쥐고 있는 투자자들이 새롭게 등장한 것이다. 자연스럽게 주식의 품귀 현상(?)이 발생하고, 여기서 발생한 희소성은 주식의 가치를 증가시키면서 추가 상승의 발판이 되기도 한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바닥권에서의 장대양봉이라고 해서 무조건 추세전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소위 말하는 세력들이 뜬구름 잡는 소문을 퍼뜨려서 자신들의 물량을 개인투자자들에게 떠넘기고 탈출하는 경우도 있으며, 거래량이 약하게 실린 장대양봉은 속임수인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주식을 하다보면 주의할 점도 참 많다..)

 

 

2. 고점에서의 장대양봉

분명 좋긴 하다. 장대양봉이니까..

그런데 '바닥에서의 장대양봉'과는 느낌이 조금 다르다.

바닥권에서 발생한 장대양봉 잃을 것도 없고 눈에 뵈는 것도 없는 암울한 상황에서의 한 줄기 빛과 같았다면,

고점에서 나타난 장대양봉은 하는 일마다 다 잘되는 사람에게 또 행운이 찾아들었을 때 "좋으면서도 왠지 불안한" 존재와 같다.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에게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또 다른 호재가 등장하여 신규 투자자를 끌어모으고, 이로 인해 묵직한 거래량이 실린 장대양봉을 뽑아내는 것이다. 그 전에 주식을 보유하던 투자자들은 적당히 이익을 실현하면서 발을 빼고, 그 자리를 뉴비들이 다시 채워주면서 '어제의 고점을 오늘의 저점'으로 만들어내며 새로운 지지선을 형성하는 것이 베스트가 아닐까 한다.

항상 반대의 경우도 염두에 두어야 하므로, 최악의 경우는 별다른 호재도 없는데 기존에 주식을 보유하고 있던 세력이 물량을 털고 나가기 위해 소문을 잔뜩 내놓고, 거래량이 터진 틈을 타서 주식을 비싸게 팔고 떠나는 경우이다. 이런 경우, 신규 진입한 투자자들은 대부분 소문을 듣고 몰려온 뜨내기들이 대부분이며, 단기간에 수익이 나지 않으면 주식을 팔고 떠날 가능성이 높다. 또한, 해당 종목에 마땅한 호재가 없다면 이 주식을 더 비싼 가격에 매수해 줄 '더 심한 바보'를 찾지 못할 것이며, 이것은 주가하락을 부채질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3. 바닥권에서의 장대음봉

뭐랄까. 이보다 더 나쁠 수 없다라는 말을 몸소 체험하기에 딱 좋은 상황이다.

울고 싶은 사람 뺨을 때려줘서 울게 만들어 주는 고마운 존재 정도???

얼마 전, 미국 주식시장에서 큰 이슈가 되었던 종목이 하나 있다.

크래프트 하인즈(기업 티커 : KHC)라는 기업으로, 우리나라에서도 마트에 가면 하인즈 케찹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기업이다. 차트를 보면 한숨부터 나올지도 모른다.

 

불과 2년전에 100달러에 가까웠던 주가는 현재 30달러에 더 가까워져 있다. 두더지로 빙의한 것 마냥 바닥을 계속 파고파고 들어가는 것도 모자라서, 차트에서 보는 바와 같이 하루만에 약 30%의 하락을 기록하며 기나긴 장대음봉을 하나 뽑아내고야 말았다.

이번 글 시리즈의 주제에 따라 외부적인 요인은 다 빼고, 기술적분석에 따라 차트만 놓고 봐도 암울하기 짝이 없는 모양이다.

 

예를 들어, 이미 2년간 이 주식을 매수한 사람은 모조리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중인 종목인데, 여기에다가 평소의 몇 배에 달하는 거래량이 터지면서 추가적인 하락이 30% 가량 발생하였다.

이것이 좋지 않은 이유는, 어떤 악재이든지간에 많은 투자자들이 더 이상의 손실을 견디지 못하고 손해를 확정하며 주식을 매도하고 빠져나갔다는 것이 첫 번째 원인이다. 이렇게 빠져나간 투자자들은 이 지긋지긋한 종목에 다시 들어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즉, 주식을 매수해 줄 자금력이 약해졌기 때문에 이 자체를 악재로 볼 수 있다.

두 번째 이유로는 넘어야 할 산이 너무나도 많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이 주식은 100달러 부근부터 30달러 부근까지 지속적인 하락을 해왔기 때문에, 99% 이상의 투자자가 평가액손실을 기록중일 것이다. 이럴 경우, 주가가 조금이라도 오를 기미가 보이면 '본전을 회복한 투자자들'이 물량을 던지고 만세를 부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즉 앞으로, 크래프트 하인즈라는 기업은 초대형 호재가 등장하지 않는 한은 오랜 기간을 지나며 지금 물려 있는 투자자들의 물량을 소화해내야만 다시 상승으로 추세 전환할 동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위와 같은 이유로, 바닥에서 발생하는 장대음봉은 안 좋다. 아무튼 안 좋다.

 

 

4. 고점에서의 장대음봉

3번에서 언급한 '바닥에서의 장대음봉'보다는 형편이 좀 낫다. 이미 많이 올라있기 때문이다.

고점에서 발생하는 장대음봉도 크게 두 가지 경우로 나누어서 해석할 수 있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일명 '개미털기'이다.

아직 주가를 더 올려야 하는데, 개미들이 냄새를 맡고 너무 많이 달라붙으면 주가를 올리는데 천문학적인 금액이 필요하다. 이럴 때는, 충격파를 한 번 줘서 당분간 이 종목에 탑승할 엄두도 내지 못하게 해야 한다. 그런데 5%, 10% 정도로 찔끔 내리면 개미들이 '조정'인줄 알고 물량을 흡수해간다. 아예 20%이상의 하락을 순간적으로 발생시켜서 공포심을 불러일으키면 그 다음은 개미들이 알아서 물량을 던져주기 때문에 하한가에서도 서로 먼저 팔겠다고 아우성을 치는 장면을 호가창을 통해 목격할 수 있다. 이렇게 해서 '개미털기'에 성공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주가는 다시 우상향한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추세 전환이다.

오를대로 오른 주식은 어느 순간 투자자들에게 '너무 많이 올랐다.', '이거 이제 더 오르긴 힘들 것 같은데..'라는 인식을 주는 상황이 온다. 주가가 더 이상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을 하는 투자자들이 많아지면 '이거라도 먹고 나가야겠다.'라는 판단이 서게 되고, 순식간에 매도 물량이 쌓인다. 매도는 매도를 부르고, 먼저 팔기 위해 호가를 낮추는 사람들로 인해 주가는 더 낮아지고, 음봉은 더 길어진다. 이렇게 고점에서 터진 장대음봉은 추세의 전환을 의미한다. 심지어 거래량을 대량으로 동반한 장대음봉이라면, 해당 가격대가 강력한 저항선으로 둔갑하게 되므로, 상승 동력은 희미해지고 하락세가 뚜렷해진다. (하방으로 추세 전환하는 것은 세력이 물량을 털고 나가는 경우도 포함된다.)

 

이처럼 우리가 장대양봉에 환희를 느끼고, 장대음봉에 절망을 느끼는 사이에도 주식시장은 돌아가고 있으며 누군가는 돈을 벌고, 다른 누군가는 돈을 잃는다. 중요한 것은 양봉 하나, 음봉 하나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자신이 세운 올바른 원칙에 따라 시장에 참여하는 태도 그 자체가 아닐까 한다.

이상으로 기술적분석으로 접근하는 주식이야기 시리즈를 3편에서 마감하려고 한다. 글을 마치면서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기술적분석이라는 무기는 '보조무기'라는 용도에 국한해서 사용하는 것을 권하고 싶다. 어디까지나 '주무기'는 기업의 내재가치를 볼 수 있는 안목이며, 이것을 흔들리지 않게 단단히 고정시켜주는 용도로 기술적분석을 사용하면 시장에서 오래오래 살아남아 성공투자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바이다.

 

시장은 단기적으로 비이성적이고, 장기적으로는 이성적이다.

보조지표를 활용한 주식투자 - 1편 (보조지표를 활용하기에 앞서)

[주식 투자 방법]물타기와 분할매수, 그 미묘한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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