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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코스피지수는 2018년 10월과 올해 1월에 2000선 아래에서 쌍바닥을 만든 이후 약 두 달 가까이 횡보하고 있다.

2018년 1월에 코스피지수 2600을 넘어섰다가 채 1년이 되기도 전에 무려 600포인트를 반납하고 1900대를 찍은 후, 현재는 2100~2200 사이를 오르락 내리락 하고 있다.

그렇다면, 2018년 1월과 2018년 10월의 두 시점에 대한민국의 기업가치가 약 30% 정도 차이 날만큼 기업의 내외부적인 사정에 현저한 변화가 있었을까?

나는 개인적으로 위의 질문에 "아니오"라는 답을 던지고 싶다.

 

 

삼성전자는 계속해서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으며, SK하이닉스를 비롯한 코스피 시총 상위 기업들 중에서도 실적이 개선되거나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는 기업들이 상당수 있었다. 기업의 가치만 놓고 보자면 10개월 사이에 30%나 평가절하 당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다만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하는 요소들이 크게 이슈가 된 시기였다고 본다. 미국과 중국이 정면충돌하며 '무역전쟁'이라는 악재를 전세계에 뿌리고 다녔으며, 미국의 금리인상이라는 이슈 또한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하기에 충분했다. 여기에 우리나라는 중국과 미국의 무역전쟁이 길어질 경우, 중국발 리스크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사드 보복 사태' 때처럼 기업들이 직접적인 피해를 볼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었다. 게다가 국내 내수 경제가 불황에 접어들었다고 매일 이야기하는 언론보도는 국민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은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서로의 이익을 위해 한발씩 물러선 상태에서 협상을 이어가고 있으며, 아직 우리나라의 기업들은 중국발 악재에 직격탄을 맞지 않았다. 내수 경제가 사상 유례없는 불황이라고 언론이 연일 떠들어대지만 주변을 둘러보면 이게 진짜 맞는 말인가 싶기도 하다. CJ, GS 롯데, LG 등 내수 영업을 하는 기업을 거느린 지주사들의 실적이 매년 성장하고 있다. 국민들이 소비하지 않는다면 이들 기업의 실적은 매년 하락해야 정상이다. 당장 네이버 금융으로 달려가서 내수 위주의 영업을 하는 대기업 이름 몇 개만 검색해봐도 최근 몇 년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시장(market)은 단기적으로 보았을 때 기업의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

단순하게 생각해서, 순이익이 오르는 기업의 주가가 제자리에 머물고 있다면 PER이 낮아져서 매력적인 가격이 도출될 것이며 이익에 비례해 배당금이 증액된다면 시가배당률도 올라갈 것이다. 그러면 기업 가치 대비 저렴한 주식을 구입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하지만 바로 최근의 경우인 2018년 10월로 돌아가 보더라도, 기업의 상황은 변한 것이 없는데 수많은 사람이 주식을 팔고 싶어 했었다.

왠지 느낌적인 느낌으로 미국과 중국이 일을 대판 벌일 것만 같고, 미국이 금리도 마구마구 올려서 주식과 부동산 시장을 패닉에 빠트릴 것 같고, 그렇게 되면 우리나라의 내수 경제도 더욱 침체될 것만 같은 부정적인 느낌. 그리고 이 필(feel)을 받은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이것은 필이 아니라 미래에 일어날 기정사실이 되어버린다.

그래서 시장은 단기적으로 비이성적인 성격을 가진다. 모두가 주식을 내다 팔 때 나만 팔지 않으면 바보가 될 것 같고, 모두가 주식을 사려고 할 때 나만 사지 않으면 바보가 될 것 같은 생각은 사실 굉장히 강력한 힘을 가졌다. 여기에 아주 잘 들어맞는 상황을 우리는 2017년의 마지막과 2018년의 처음에 목격했다.

바로 '비트코인'

100명 중에 1명이 비트코인을 거래할 때는

"뭐 그런 실체도 없는 이상한 걸 돈주고 사냐"

라고 말하는 사람이 더욱 많았지만 비트코인을 사고 파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고 10배, 100배, 더 나아가서는 10000배의 수익률을 올린 사람도 있다는 소문이 떠돌면서 중학생도 용돈으로 비트코인을 사고, 할아버지 할머니께서도 은퇴 자금을 비트코인에 투자하셨다. 그때 당시 비트코인 이야기를 하면

"나는 00코인 샀는데, 너는 뭐 샀냐?"

라는 대화가 주를 이루었다. 아직도 비트코인을 사지 않은 사람이 있으면

"이제 조금 있으면 비트코인이 3000만원되고 이더리움이 500만원 될건데 아직도 안사고 뭐하냐"

라는 핀잔이 전혀 이상하게 들리지 않는 시절이었다.

"가즈아!!"

라는 세 음절 속에는 마법같은 힘이 있어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모두들 상승, 상승만을 외쳤었다.

다수의 의견은 옳고 그름을 떠나 거역하기 어려운 무언가가 있다. 바로 이 점 때문에 '시장'이라는 곳이 존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기업도 정도의 차이일 뿐, 비트코인과 크게 다르지 않다. 모 제약회사에서 '00약 임상실험에 들어갔다.' 라는 소문이 돌면 상한가, 심지어는 2연상, 3연상이 터지기도 한다. 그러다가 임상실험이 실패했다는 소식이 들리면 점하한가를 시작으로 떨어지는 칼날을 만들기도 한다. 기업은 늘 하던 임상실험을 한 것뿐인데, 소문에 따라 시장에서 평가받는 기업의 가치가 2배 가까이 뛰었다가 다시 절반으로 떨어지기도 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아래의 문구에 적극 동의하는 바이다.

 

'시장은 단기적으로 비이성적이고, 장기적으로는 이성적이다.'

 

매 순간순간에는 여러 시장참여자들에 의해 기업이 고평가도 되었다가 저평가도 될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나면 건실한 기업은 제대로 된 평가를 받으며 시장에서 살아남고, 부실 기업은 주가가 곤두박질 치거나 시장에서 신기루처럼 사라져 버린다.

매수 혹은 매도를 하기에 앞서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본다.

 

"이 기업은 현재 고평가 혹은 저평가 상태에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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