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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주식투자에 입문하면서 가장 먼저 접하게 되는 투자용어는 PBR, PER 일 확률이 아주 높을 것 같다. 대부분의 투자 입문서나 블로그, 유튜브 등의 첫 부분에 등장하기에 투자자의 집중력이 가장 높을 때(?) 만나는 용어이기도 하고 투자 참고 사이트 등에서도 기업의 가치를 평가할 때 대표적으로 제시하는 분석도구이기에 투자자들에게 아주 익숙하고 친숙한 용어이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그리고 PER, PBR, ROE 등의 기본적인 도구들을 활용하다보면 넥스트 레벨에 대한 호기심이 생긴다. 그 때쯤 접하고 활용하면 좋을 도구가 EV/EBITDA라고 생각한다.

먼저 이 녀석은 EV와 EBITDA 둘로 나누어서 각각을 알아본 후, 둘을 합쳐놓은 것이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던져주는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EV(Enterprise value)

EV는 직역하면 '기업 가치'를 의미한다. 따로 의역할 필요없이 그냥 EV는 '기업의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라고 받아들이면 될 것 같다. EV를 계산하는 방법은 아래와 같다.

 

 

 

 

예를 들어, A라는 기업이 갚아야 할 차입금이 100억, 보유 현금 50억, 시가총액 400억이라고 했을 때 EV는 아래와 같이 450억으로 계산된다.

(100억 - 50억) + 400억 = 450억

순차입금을 '부채'로 본다면 EV는 '부채 + 자본'이 되어 자산의 개념으로 볼 수도 있다.

즉, EV가 커지기 위해서는 가진 현금보다 부채가 많거나 시가총액이 높으면 된다. EV가 작아지기 위해서는 그 반대로 부채보다 현금을 많이 보유하고 있거나 시가총액이 작으면 된다.

 

EBITDA(Earnings before interest, tax, depreciation and amortization)

EBITDA는 이름이 참 길게도 생겼다. 하나씩 뜯어보자면, 영업이익(EBIT)에 감가상각비(Depreciation)과 무형자산상각비(Amortization)을 더해준 개념이다.

 

 

 

 

A기업의 영업이익(EBIT)가 30억이고, 감가상각비와 무형자산상각비를 더한 값이 60억이라고 하면 EBITDA는 90억으로 계산된다. 여기서 상각비(감가상각비, 무형자산상각비)는 실제로 기업에서 빠져나간 돈이 아니다. 다만 보유하고 있는 자산(기계 설비 등)의 가치가 매년 일정부분씩 줄어든다는 것을 장부에 기록하는 액수일 뿐이다. 그러므로 회사의 입장에서는 상각비가 실제 나가는 돈이 아니므로 본인들의 영업이익이 90억쯤 된다고 이야기할 수도 있는 부분이다.

 

EV/EBITDA

EV/EBITDA는 EV를 EBITDA로 나눈 값이다. 즉, A기업의 EV/EBITDA는 450억 / 90억 = 5로 계산할 수 있다. 이렇게 계산한 수치는 기업이 지닌 가치가 영업활동을 통한 이익의 몇 배인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활용된다. A기업의 EV/EBITDA가 5로 나왔으므로, 만약 현재 시점에 A기업의 시가총액(400억)만큼의 돈을 주고 이 기업을 통째로 인수하면 투자금을 회수하는데까지 5년의 시간이 걸림을 의미한다.

조금 더 풀어서 이야기하자면, A기업을 400억원 들여 인수하면 이 기업이 가지고 있던 100억원의 부채도 떠안음과 동시에 보유중인 현금 50억원도 함께 인수하는 것을 의미한다. 현금 50억원으로 부채를 다 갚고 나면 50억원의 부채가 남고, 내 돈 400억원이 이 회사에 들어가 있는 셈이다.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언제쯤 내 원금을 회수하고 이익을 낼 수 있을까 여부에 관심이 가기 시작한다. 일단 남아있는 50억원의 부채를 갚고, 내가 넣은 400억원을 회수하려면 450억원을 벌어야 한다. 그 이후부터 나는 이익을 순수한 이익금으로 볼 수 있다. 살펴보니 이 회사가 1년에 90억씩 벌어들이고 있으니 5년이 지나면 부채를 다 갚고 내 원금까지 회수가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단, 여기에는 조건이 하나 붙는다. 앞으로 5년간 A기업이 상각비가 발생할 수 있는 유무형자산에 더 이상 투자를 하지 않아야 위에서 계산한대로 원금 회수가 가능하다. 만약 추가로 기계설비를 더 들여놓게 되면 향후 몇 년간 해당 기계설비에 대해서 감가상각이 또 발생하게 되어서 원금회수에는 5년을 초과한 기간이 필요하게 된다. 이런 연유로 어떤 투자자들은 투자여부를 결정할 때 EV/EBITDA를 과감하게 배제하고 투자에 나서기도 한다.

 

그렇다면 실제 기업들의 투자지표를 보면서 EV/EBITDA가 어느 정도 수준에서 형성되어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이제는 '국민 주식'이 되어버린 삼성전자의 투자지표가 아래에 있다. 2017년에는 EPS가 5,421원에 EV/EBITDA 4.94배로 약 5배 정도였다가 2018년에 실적이 좋아지면서 EV/EBITDA가 3배 수준까지 하락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다가 2019년에는 2018년 대비 EPS가 반토막 나면서 EV/EBITDA도 2배 가량 상승했음을 볼 수 있다.

2017년처럼 삼성전자가 돈을 번다면 5년 후에 원금 회수가 가능했었고, 2018년에는 3년 안에 회수가 가능했으며, 2019년 실적을 기준으로 하면 6.6년이 걸려야 원금회수가 가능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삼성전자 투자지표>

 

만일 삼성전자의 2020년 실적이 좋아진다면 EV/EBITDA는 어떻게 될까?

6.6배보다 낮은 수치가 나오게 된다. 반대로 실적이 악화되면 6.6배보다 더 높아지게 된다.

 

이번에는 다른 기업을 살펴보려고 한다. 국민 메신저앱을 보유한 '카카오'이다. 삼성전자와는 전혀 다른 양상의 투자지표이기도 하다. 일단 EV/EBITDA가 30배 이상에서 놀고 있다. 2019년 기준으로 32.3배이므로 현재 가격으로 카카오를 인수하면 원금 회수에 32.3년이 걸린다는 것이다. 카카오에 대한 투자의지가 급격히 사그라듬을 경험할 수 있다. 하지만 카카오같은 성장주는 지금 당장의 투자지표에 그리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오늘보다 내일, 올해보다 내년에 더 실적이 좋아지고 성장할 것이란 믿음과 희망으로 투자하는 기업이기에, 투자자들의 기대대로 기업이 성장해주기만 한다면 이런 지표들은 해가 갈수록 정상궤도에 오르고 안정감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 투자지표>

 

그런데 카카오는 2019년에 EPS 기준으로 적자전환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EV/EBITDA가 전년도에 비해 하락했음에 의문을 가질 수 있다. 이런 경우는 전년도에 비해 영업이익이 늘어났으나 다른 이유로 주당순이익은 줄어들어서 위와 같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EBITDA는 세금 등 여러 비용을 제하기 전의 이익으로 계산하기에 영업이익이 이 지표의 수치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의견> 기업이 현재의 영업이익 수준을 유지할 때, 원금회수까지 걸리는 기간을 손쉽게 알아보기 좋은 지표이다. 하지만 감가상각비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점, 실제 기업의 순이익과 연결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단점도 존재한다. 그러므로 EV/EBITDA 하나만 가지고 투자결정을 하기보다는 PBR, PER, ROE, EPS, DPS와 같은 여러 방향의 지표들과 함께 놓고 전체적인 틀 안에서 '하나의 도구'로 사용하면 좋은 투자지표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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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T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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