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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블로그를 방문해주신 분께서 차트를 기반으로 한 매수 타이밍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계신다는 말씀을 하셨다.

그렇다면 이 분은 기술적분석을 기반으로 하여 주식시장에 참여하는 투자자일 가능성이 높으며, 기업의 펀더맨털보다는 거래량이나 수급의 주체, 주가의 추세 등이 훨씬 중요한 사항이 된다.

그래서 기술적분석과 관련된 글을 써보기 위해 이런저런 고민을 해보았으며, 나름의 개요를 짜고 총 3편에 걸쳐서 글을 써보려고 한다.

 

그 중, 1편은 매수 주체를 주제로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개인적으로 기술적분석을 중심으로 투자를 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차트를 참고하긴 하지만, 정말 '참고용'으로 사용하며, 기업의 매출액과 업황 변동 등을 분석하여 투자하는 기본적분석을 기반으로 하는 투자자에 매우 가깝다. 나도 예전에는 차트가 그리는 그림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했던 적도 있지만, 어느날인가 '나'라는 투자자가 실시간으로 신속하게 대응하며 투자하는 체질이 영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이후에 차트 매매에 대한 미련을 접었다.

어쨌든, 예나 지금이나 차트를 중점으로 보면서 주식을 투자하려는 투자자라면, 그리고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하고 있다면 매수의 3주체(개인, 기관, 외국인)을 체크하는 것은 필수라고 생각한다. 

 

미국 같은 경우에는 우리나라처럼 개인이 얼마를 사고 기관이 얼마를 팔고 외국인이 얼마를 사들였다는 내용을 매일매일 따로 집계해서 발표하지 않는다. 전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이 열리는 곳이며, 그만큼 어마어마한 규모의 자금이 투자되는 시장이기에 굳이 이런 조사를 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여겨져서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어떤 측면에서는 미국의 이런 자신감이 부럽기도 하다. 언젠가는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의 국가가 되어 전세계 모든 나라의 투자자들이 돈을 싸들고 투자하러 오는 나라가 되기를 기원해본다.

우리나라는 미국에 비해 영세한 규모의 시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누가 주식을 사고 팔았는가가 상대적으로 꽤나 중요한 사안이 된다. 저녁 뉴스에서 개인과 기관, 외국인이 얼마씩을 사고 팔았는지를 하루도 빠짐없이 세세하게 보도할 정도이며, 투자자들도 여기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특히, 기술적분석을 기반으로 하여 추세 매매를 하는 투자자들에게는 누가 얼만큼씩 사고 팔았는지 여부가 더욱 중요하게 다가온다.

그도 그럴것이, 우리나라 주식투자를 하고 있거나 해 본적이 있다면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이야기들이 있기 때문이다.

 

"개인이 매수하는 주식은 절대 안오른다."

"개인이 팔아야 주가가 오른다."

"기관이나 외인이 사들이는 주식은 상승추세가 나타날 확률이 높다."

"기관과 외인이 쌍끌이로 사들이는 주식은 십중팔구 상승한다."

 

나도 예전에 매일매일 기관과 외국인의 매매 동향을 체크했던 적이 있다.

그리고 위의 이야기들을 실제로 경험했다. 뭐에 홀린듯이 개인이 대량으로 매수하는 종목들은 대부분 주가가 고전을 면치 못한다. 그러다가 개인들이 견디지 못하고 물량을 던지면 기관과 외국인이 쓸어담아 주가를 올린다. 이런 현상은 '근의 공식'처럼 정말 딱딱 들어맞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기관과 외국인이 사들이는 종목을 따라 사고, 개인이 사들이는 종목은 매도하는 포지션을 베이스로 깔고 가는 투자법을 생각해볼 수 있다. 실제로 이런 투자방법을 실천하는 투자자들도 꽤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나도 기관과 외국인 따라잡기를 해보려고 했는데, 사실 잘 안됐다.

성공만 한다면 완전 '누워서 떡먹기' 투자가 된다는 생각으로 시도해보았지만 어디 세상에 쉽게 돈버는 길이 있던가..

 

기관, 외국인 따라잡기가 잘 안된 이유로는

첫째, 나의 투자는 늘 그들보다 후행적으로 이루어진다.

그들(기관과 외국인)이 많이 샀다는 것을 본 후에야 나도 매수를 하고, 그들이 대량매도를 했다는 사실을 접해야 나도 매도를 할 수 있다. 그렇기에 늘 그들의 동향을 예의주시해야하고, 삐끗하는 날이 있으면 매수 타이밍을 놓치거나 곧바로 손실로 이어진다.

둘째, 정보의 비대칭성은 생각보다 매우 중요하며, 나에게 불리하다.

그들은 수백, 수천 명의 전문가를 고용하고 알짜 정보를 수집하여 매수, 매도에 임하며 때로는 개미들을 털어내거나 꼬여내기 위해 훼이크성 매매를 하기도 한다. 순진한(?) 나는 아무것도 모른채, 그들이 사면 따라사고 그들이 팔면 따라파는 행위만 할 뿐, 그 이상의 자율적인 행동이 매우 제한된다.

잠깐 딴 얘기를 하자면, 나는 NBA를 즐겨본다. 세계 최고의 농구선수들이 모인 리그답게 개인기와 드리블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대단한 수준을 가지고 있는 선수들도 많다. 그 중에서도 예전에 앨런 아이버슨이나 지금의 제임스 하든 같은 선수들은 '앵클 브레이커'로 수비수들에게 악명이 높다. 이들은 수비수를 앞에 두고 현란한 드리블을 보여주어, 왼쪽으로 갈 듯 하다가 오른쪽으로 유유히 가버리며 순간적으로 수비수가 중심을 잃고 넘어지게 만든다. 넘어진 수비수를 뒤로 하고 여유롭게 슛을 성공시키는 모습은 NBA 하이라이트 필름의 단골손님이기도 하다.

바로 기관과 외국인들이 개인투자자들의 '앵클 브레이커'이다.

많이 살 것처럼 하다가 홀랑 팔아버리기도 하고, 한 주도 안남기고 다 팔아버릴 기세로 주식을 팔아치우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돌변하여 한 달 내내 해당 주식을 매수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며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려고 마음먹었다고 하더라도, 좀처럼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에, 다 지난 과거의 자료를 가지고 보면 기관과 외국인을 따라하는 것이 쉬워보이지만 막상 지금 당장 기관과 외국인이 사기 시작하는 종목을 매수하려고 하면 뭘 사야할지 막막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도, 어쨌든,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는 기관과 외국인이 매수하는 종목이 상승할 확률이 개인이 매수하는 종목이 상승할 확률에 비해 더 높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므로 기술적분석을 토대로 주식투자에 임하려고 한다면 기관과 외국인의 매매동향은 기본적으로 체크하며 시장에 참여하는 것이 좋다. 기관과 외국인이 매매하는 것을 100% 그대로 따라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지만 매우 높은 확률로 이들이 매수하면 상승하고 이들이 매도하면 하락하기에 '추세 매매'를 하려는 투자자들에게는 좋은 참고자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 금융에만 들어가도 아래와 같이 기관과 외국인의 매매동향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기관 순매수 현황 by 네이버금융>

 

<외국인 순매수 현황 by 네이버금융>

 

많은 주식 입문 서적에서 공통적으로 소개하는 시장의 격언이 있다.

 

"달리는 말에 올라타라."

 

이 말은 현재 힘이 강한 종목, 추세가 살아있는 종목, 매수 세력이 강하게 들어온 종목을 매수해서 수익을 내라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추세가 살아있는 종목을 매수하려면 역시나 돈많은 기관과 외국인 형들이 건드리는 종목에 같이 탑승해야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차트 안에서 수익을 낼 기회도 더 많이 찾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주가 되어 참여하는 종목은 거래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거래량도 많은 편이다. 특히 추세 매매, 단타 위주로 참여하는 투자자들은 거래량이 많은 종목에 참여해야 원하는 타이밍에 원하는 금액만큼 매수를 하거나, 매도를 하고 빠져나올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2편에서는 바로, 이 '거래량'과 관련한 내용을 다루어보고자 한다.

 

2편에서 계속. -  기술적분석으로 접근하는 주식이야기 2 - 거래량과 매물대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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