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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어쩌고, 트럼프가 어쩌고, 관세가 25%가 어쩌고, 중국이 또 어쩌고, 시진핑이 어쩌고,

어쩌고 저쩌고 어쩌고 저쩌고......

언론과 시장은 늘 이슈에 즉각 반응한다.

그리고 이건 나도 투자를 하면서 직접적으로 느꼈던 바인데, 뉴스나 기사를 보고 있으면 당장 내일이라도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날 것 같은 생각이 드는 때도 있으며,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미국과 중국이 서로 으르렁거리다가 조만간 무력전을 벌일 것 같은 불길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러면 투자자는 주어진 상황 하에서 나름의 합리적 선택을 하기 위해 여러 선택지를 두고 고민하기 시작한다.

예를 들어, 지금처럼 미-중 무역전쟁의 이슈가 시장의 하락을 주도하고 있고,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전고점에 비해서 10%가까이 하락하여 코스피지수가 2000중반대를 형성하고 있는 상황을 가지고 시나리오를 써보려고 한다.

 

지금, 주식 관련한 기사들을 랜덤하게 검색해서 읽어보면 부정적인 뉘앙스의 기사들이 긍정적인 뉘앙스의 기사보다 훨씬 많음을 알 수 있다.

여러 기사들에서 코스피지수가 단기적으로 1800까지 밀릴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소위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경제TV에 출연해서 같은 이야기를 저마다의 근거를 들어서 침을 튀겨가며 열심히 시청자들을 설득한다.

그러면, 아래와 같은 일이 벌어진다.

코스피지수 2300, 2400, 2500, 2600에서도 "이 정도 가격이면 싸다." 라고 생각해서 매수했는데, 막상 코스피 2200, 2100, 2000선에서는 더 떨어질까봐 '손절'을 하는 선택을 한다. (시나리오라고 가정하고 이야기했지만, 과거의 내 모습이기도 하다.)

만약에 최초에 매수했을 때보다 내가 산 기업의 영업이익이 하락하고, 업황이 악화되어 미래가 불투명해지거나, 애초에 장사를 제대로 못하는 기업의 주식을 매수했다면 해당 주식은 빨리 팔고 다른 주식으로 갈아타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 될 것이다.

하지만 내가 지분을 사들인 기업이 최초에 매수했을 때와 비교해서 영업이익이 비슷하거나 상승했고, 업황에 현저한 변화가 없다면 미국하고 중국이 무역전쟁을 하거나, 북한이 도발을 했다는 등의 이유로 주가가 하락한 것쯤은 믿음과 인내를 가지고 기다릴 수 있어야 한다. 오히려 주가가 떨어진 시점을 추가 매수의 기회로 삼을 수도 있는 것이다.

 

주식 시장의 격언은 시장에서 굴러먹는 시간이 오래되고 경험이 쌓일수록 마음에 와 닿는 것 같다.

 

"공포에 사고 탐욕에 팔아라"

 

처음에 시장에 발을 들일 때에도 어느 책에선가 읽어보았던 문구이다. 그리고 자신감이 충만했던 나는 시장이 폭락하면 추가 매수를 통해 저점에서 주식을 쓸어담겠다는 호기로운 생각을 머릿속에 그려놓았다.

결과는?

 

누구나 예측가능하겠지만, 막상 폭락장이 오니 저점에서 매수는 커녕 더 떨어질까 무서워서 심장만 벌렁벌렁 뛰었다. 반토막난 계좌를 지금이라도 팔아치우고 마음이라도 편하게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루에도 수십번씩 했었다. 그리고, 몇 번의 폭락을 더 경험하고 상승장을 경험하면서 "공포에 사고 탐욕에 팔아라" 라는 말의 의미를 내 나름대로 조금씩 받아들이게 되었다.

주식투자는 크게 두 가지의 목적으로 이루어진다고 생각한다.

 

1. 좋은 주식을 싸게 사서 오래 보유한다.

2. 싸게 사서 비싸게 판다.

 

그리고 나는 2번을 아래와 같이 연결해서 결론짓고 투자에 임한다.

 

싸게 사서 비싸게 판다. = 공포에 사고 탐욕에 팔아라.

 

좋은 주식은 아무때나 싸게 살 수 없다. 너도 나도 우리집 강아지도 모두모두 어떤 기업이 좋은 기업인지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좋은 주식은 PBR이나 PER상으로 고평가를 받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시장은 늘 효율적이지 않아서 아무리 좋은 기업이라도 저평가를 받는 시기가 한 번쯤은 찾아온다. 우량주는 어지간한 악재에 반응하지 않기에, 좋은 기업이 폭락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나머지 기업들은 안봐도 비디오인 상황이다. 공포 그 자체인 것이다.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고 했던가.

곧 시장이 망하고, 나라가 망할 것 같은 상황이 길게 보면 좋은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절호의 타이밍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즉, 공포를 극복한 자만이 주식을 싸게 살 자격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나중에 옆집 아주머니도 주식 계좌를 만들고 싶어하실 때, 주식으로 돈 번 사람들이 많다고 TV에서 떠들어댈 때가 주식을 매도할 타이밍이 될 가능성이 높다.

 

미-중 무역전쟁은 다음 달에 극적으로 협상이 타결되며 허무하게 끝날 수도 있고, 예기치 않은 변수들이 등장하며 10년, 20년 이상 다투는 초 장기전이 될 수도 있다. 어찌되었건, 그 둘이 정말 서로에게 감정이 상해서 전면전을 펼친다면 그것은 곧 전세계의 공멸이 될 것이다. 21세기에 미국과 중국이 리얼로 전쟁을 하면, 누가 이기던 인류 문명은 다시 구석기시대로 돌아갈 공산이 크다. 그러므로 투자자라면 아주 단순하게 마음을 편하게 먹고 투자하는 것이 여러모로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쟤네 둘이 진짜 싸우면 투자고 ㅈㄹ이고 간에 아무 의미가 없고, 진짜 싸울 것이 아니라면 이 또한 지나가는 태풍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겠지만 이 이벤트도 언젠가는 끝나겠지 하는 마음으로, 그 동안 눈여겨보았던 주식들이 하락할 때마다 매수할 계획을 세워두고 실천 중에 있다. 전문가님들께서 말씀하시는대로 코스피지수가 1800까지 밀린다면, 여기서 10% 정도의 추가하락이 더 발생하는 것이고, 그렇다면 어지간한 개별주식들은 15~20%씩 추가하락하며 주가가 박살이 나 있을 수도 있다.

공부와 준비가 이 때 빛을 발한다고 생각한다. 무역전쟁 그런거에 관계없이 꾸준히 돈을 잘 벌 것 같은 기업을 골라서 관심종목 리스트에 넣어뒀다가, 진짜 폭락이 찾아오면 매수를 하고 아니면 말고.

어쩌면 투자는 생각보다 훨씬 더 단순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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