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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투자자들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는 이것이 아닐까 싶다.

 

"싸게 사서 비싸게 판다."

 

부동산, 주식, 금 등을 비롯한 각종 투자상품들을 구입하는 투자자들은 싸게 사서 비싸게 팔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한다.

아주 특이한 취향을 가진 투자자가 아니라면 구태여 투자상품을 비싸게 사서 싸게 팔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문제는 바로 여기서 시작된다.

"그래, 싸게 사서 비싸게 팔아야 된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는 알겠는데, 그럼 지금 가격이 싼지 비싼지 도대체 어떻게 알 수 있다는 겁니까?"

라는 의문이 마음 속 깊은 곳에서부터 밀려오기 시작한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위의 질문에 대한 나름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려보고자 한다.

 

 

나도 처음 주식투자를 시작할 때, 남들과 비슷한 경로를 통해 이 바닥에 발을 들였다. 책도 읽고, 인터넷 카페, 블로그들도 참고해가며 투자를 준비했다. 그러면서 정말 자주 접했던 문구가 바로 "싸게 사서 비싸게 판다." 였다. 그 당시에는 이 문구가 그렇게 마음에 와닿지 않았다.

"뭔 당연한 소리를 대단한 통찰인 것마냥 써놨네."

이게 내 솔직한 마음이었다. 그래도 마음 한구석에서는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기에 여기에 관련된 나름의 매매법(?)을 생각해보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어이없기도 하고, 누구한테 부끄러워서 말하기도 힘든 매매방법이지만

학창시절에 유용하게 사용했던 '오답노트'처럼 내가 틀렸던 부분을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면서 다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나의 잘못을 잊을만하면 한번씩 꺼내보며 '반성의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주식투자 초창기에 나는 싸게 사서 비싸게 팔기 위해

'하한가 따라잡기'를 했다.....

너무도 간단명료하고 단순하며 무식한 방법..

주식을 싸게 사려면 어제보다 많이 떨어진 주식을 사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많이 떨어졌으니까 언젠가는 반드시 반등을 할 것이라는 종교적인 믿음같은 것이 있었다.

게다가 많은 주식 서적에서

'나만의 원칙을 세우고 그것을 꼭 지켜야 잃지 않는 투자를 할 수 있다.'

라는 이야기를 공통적으로 하고 있었는데, 안타깝게도 나는 이 원칙을 엉뚱한 곳에 적용하고자 했던 것이다.

내가 이 당시 생각했던 투자방법은 아래와 같다.

 

1. 하한가 혹은 하한가에 준하는 하락을 보인 주식을 관심종목에 등록한다.

2. 추가하락을 보이면 2분할, 3분할 정도로 매수한다.

2-1. 추가하락없이 반등하는 주식은 사지 않는다. (먹을 것이 별로 없어 보이므로)

3. 수익률 10% 이상에서 2분할, 3분할 정도로 매도한다.

 

실제 이 매매법을 적용해서 여러 종목을 사고 팔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신기하지만, 이런 말도 안되는 매매법으로 처음에는 이득을 조금씩 만들 수 있었다.

"역시, 나만의 원칙을 지키며 투자하는 것이 진리구나"

라고 생각하는 것도 잠시,

추가하락을 못버텨 손절하는 경우가 늘게 되었고, 얼마 안가 내가 세웠던 '원칙'은 Shitf + Delete 를 이용하여 완전삭제해 버리고 말았다.

많은 시간이 지난 지금, 내가 만들었던 매매법의 단점을 다시 생각해보며 복기를 해보려고 한다.

 

 

1. 하한가 혹은 하한가에 준하는 하락을 보인 주식을 관심종목에 등록한다.

 → 시장에서 하한가에 거래되는 주식은 분명 그 이유가 있다. 그런데 그 이유를 파고들어서 분석하여 해당 기업의 가치가 하락하거나 업황에 현저한 변화가 있었는지 파악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

2. 추가하락을 보이면 2분할, 3분할 정도로 매수한다.

 → '떨어지는 칼날은 잡지 않는다.' 라는 주식시장의 또 다른 바이블을 철저히 무시한 매수 전략이었다. "바닥인줄 알았더니 지하 7층이 있더라."를 온몸으로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2-1. 추가하락없이 반등하는 주식은 사지 않는다. (먹을 것이 별로 없어 보이므로)

 → 차라리 반등하는 주식을 샀으면 수익률이 더 좋았을지도 모른다. 바닥을 치고 올라오는 신호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과대낙폭에 따른 단기반등일 수도 있으니 이 방법도 그리 추천하고 싶은 매매방법은 아니다.

3. 수익률 10% 이상에서 2분할, 3분할 정도로 매도한다.

 → 하한가라는 엄청난 리스크를 뒤집어쓰고 매수했으면서도 목표수익률을 고작 10% 이상으로 잡았다. 기대 손실보다 기대 수익이 훨씬 작게 만들어버리는 액션이었다. 또한, 목표수익률은 10%라는 구체적인 숫자가 있었으면서 손절 기준은 설정하지 않았다. 절대 손절은 하지 않겠다는 무모한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차피 장기보유할 것도 아니었으므로 익절 기준가가 있으면 손절 기준가도 있어야 했다. 하지만 손절 기준가가 없었기에 실제 손절할 때의 수익률은 -30%를 자유자재로 넘나들었다.

 

주식을 거저 주워서 약간의 프리미엄을 붙여서 팔려는 전략은 위와 같은 이유로 인해 실패로 종결되었다. 별다른 노력없이 주식을 쉽게 싼 가격에 사서 비싸게 팔아볼까 했던 행동의 결말은 '손실'이었다.

이로 인해 한 번더 마음에 새긴 한 마디.

 

"세상에 공짜는 없다."

 

공짜나 다름없는 가격에 주식을 사려던 마음과

별다른 시장조사나 기업분석 없이 "원칙"이라는 미명하에 주식투자를 날로 먹으려던 마음에

던져진 묵직한 한 마디였다.

 

2편에서는 간단한 재무정보와 PER을 활용하여 싼 주식을 찾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글을 마치기 전에 1편에서 나 자신에게 다시 한 번 정말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사실 아래의 한 문장이다.

 

싸게 사라는 것은 좋은 기업을 내재가치보다 싼 가격에 사라는 것이지

쓰레기 같은 기업을 쓰레기만큼의 가격을 주고 사는 것이 아니다.

 

2편에서 계속. 

그래서 이 주식은 싼겁니까? 비싼겁니까? -2- (PER을 기준으로 성장주 살펴보기)

장기투자자로 시장에서 살아남기

주식 사는법(2) - 매수/매도/호가/시장가/지정가/최유리지정가/최우선지정가 등

[주식 투자 방법]물타기와 분할매수, 그 미묘한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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