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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린치나 워런버핏과 같은 투자의 대가들은 공통적으로 '장기투자'를 권한다.

주변에서 주식으로 돈벌었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아도 대부분 장기투자에 관한 이야기이다.

"수십년 전에 삼성전자 주식을 사놓고 잊고 살았는데, 최근에 계좌를 열었다가 벼락부자가 되었다."

와 같은 이야기들이 주를 이룬다.

어쨌든 그 투자자는 삼성전자라는 유망한 종목을 골라서 자신의 투자금을 집행하였으며, 의도치 않게(?) 주가의 출렁임에도 흔들리지 않고 굳건히 버틴 덕에 엄청난 수익률을 거둘 수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종종 주식투자를 권하는 관련업계 종사자들은 삼성전자나 코스피지수의 30년 수익률을 들이밀며

'지금 무조건 주식을 사라!'

라고 부추기기도 한다.

지금 사서 묻어놓기만 하면 10년, 20년후에 대박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너한테만 알려주는거야. 지금 빨리 주식을 사! 사라고!!>

 

하지만 이것은 주식시장에서 몇 안되는 희귀케이스를 일반화한 것이기 때문에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고 할 수 있다.

만일, 위 투자자가 그 때 당시에 삼성전자가 아니라 대우그룹 관련주를 샀었더라면?

높은 성장성을 가졌다는 이유로 인기가 많았던 새롬기술 주식을 샀었더라면?

지금 그 투자자의 계좌는 주식은 커녕 개미새끼 한 마리도 보이지 않는 유령계좌가 되어있었을 것이다.

그런 이유로 장기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애초에 어떤 종목을 사서 보유하는가의 여부가 매우 중요하다.

 

나도 처음에 주식시장에 발을 들여놓았을 때는 크리스마스에 선물을 받은 아이가 포장지 속에 어떤 선물이 들었는지 궁금해하고 설레여하는 수준으로 주식투자 자체가 너무도 신기하고 마냥 재미있었다. 그리고 (이 정글같은 곳에서)돈을 벌 수 있다는 근자감에 사로잡혀 있기도 했었다. (그 때 투자하던 마음을 블로그나 일기 등에 글로 남겨놓았다면 더욱 처절하게 반성할 수 있었겠지만 안타깝게도 그 때의 느낌만 아련하게 남아있다.) 주식투자를 시작하면서 이런 저런 종목을 가지고 '샀다 팔았다'를 반복했다. 개별 주식은 하루에도 15%씩 등락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으며, 그 때 당시 나의 생각은 변동성이 큰 주식을 매매하면서 수익을 누적시켜가겠다는 아주 야심차고 기가 차며 당돌하고 어리석기 그지없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 바닥이 어디 그렇게 호락호락한적이 있었던가?

 

상한가 따라잡기도 해보고, 거래량이 터진 종목만 골라서 매매를 해보기도 했다. 대통령 후보의 테마주를 가지고 매매해보기도 했으며, 지금은 잘 기억도 나지 않는 "OOO 수혜주"로 불리는 테마주들을 매매해보기도 했다. 이렇게 매매를 해서 수익이 났을까? 결과적으로 위와 같은 매매로 나는 수익을 얻지 못했다. 운이 좋아서 수익을 낼 때도 있지만 한 순간의 실수로 손실을 보는 경우도 적지 않았고, 수익과 손실을 합치면 오히려 손실액이 더 큰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비자발적인 '장기투자자' 대열에 합류하기도 했고, 시간이 흘러서는 나의 실수를 인정하고 눈물의 손절을 하기도 했다.

이 과정을 통해서 깨달은 사실은 결국 아래의 단 한 문장이었다.

 

"답은 장기투자에 있다."

 

시장에서 이리 깨지고 저리 깨지고 내가 피땀흘려 번 돈을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의 주머니에 꽂아주면서 배운 점은 왜 피터린치가 던킨도너츠에 투자를 했으며, 워런버핏이 코카콜라를 대놓고 사랑하는 이유와 같이 그동안 내가 투자를 하면서 무시했던 부분들이었다.

 

겪고 싶지 않았지만 겪어야만 했던 실패의 과정을 거치면서 장기투자로서의 마음가짐을 혹독하게 훈련받았으며, 이제는 아래와 같은 원칙을 지키며 투자하려고 스스로 노력중이다.

 

첫째, 분산투자를 한다.

30년 전에 삼성전자를 산 사람은 지금 대박이 났고, 대우그룹 주식을 샀던 사람은 투자금 전액을 날렸다. 하지만 그 당시에 지금의 모습을 예측할 수 있던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만일 그 때 당시에 삼성전자 절반, 대우그룹 절반의 비중으로 주식을 샀다면, 대우그룹에 투자한 돈을 모두 날렸더라도 삼성전자에서 만회를 하고 수익을 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유망한 업종과 기업에 분산투자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분산투자하기가 귀찮다면 소정의 수수료를 내고 KODEX200 이나 TIGER200과 같은 지수추종 ETF를 사 모으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내 포트폴리오의 상당부분도 TIGER200으로 채워져 있다.

 

둘째, 유통기한이 없는 돈으로 투자한다.

유통기한이 정해져 있는 돈으로 투자하면 투자에 성공하기 힘들다. 당장 3개월 후에 전세보증금 넣을 돈으로 투자를 한다면 이 돈의 유통기한은 3개월이다. 3개월안에 승부를 꼭 봐야만 하는 것이다. 이럴 경우에는 개인투자자가 가진 최대의 장점인 '시간'이라는 무기가 무력화된다. 여유로운 마음으로 10년, 20년 장기투자해도 되는 돈이라야지만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개인투자자가 기관투자자보다 우월한 점 딱 한가지를 꼽으라면 "사고 싶을 때 사고, 팔고 싶을 때 팔 수 있다."는 점이기 때문이다.

 

셋째, 주기적인 리밸런싱이 필요하다.

유망한 업종, 기업에 여유자금으로 투자했으니 계좌를 딱 닫아놓고 20년 후에 다시 열어보면 부자가 되어 있을까?

장기투자의 대가이며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런버핏도 주식을 무한정 보유하지 않는다. 그가 가진 보유 기준에 충족되는 주식은 20년, 30년도 보유하지만 그 기준에서 벗어나는 기업이 생기거나 더 좋은 기업이 생기면 기존에 보유하던 주식을 팔아치우고 포트폴리오의 한 부분을 새로운 기업으로 채운다. IT기업에 그토록 회의적이었던 버핏의 포트폴리오에서 현재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기업이 바로 '애플'이다. 보유하기에 더 좋은 기업이 나타나면 포트폴리오에 리밸런싱을 가해서 주기적으로 관리를 해주어야 한다. 지금은 삼성전자가 국내 시가총액 부동의 1위 기업이지만 20년 전에는 아니었다. 그럼 20년후에도 삼성전자가 국내 주식 시가총액 1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시대가 변하고 더 좋은 기업이 나타나면 포트폴리오 조정을 통해서 적절한 수익실현도 하고 포트폴리오의 안정성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PER, PBR, ROE, EPS등의 지표와 배당금, 배당성향 등을 고려하면 장기투자를 더욱 안정적으로 가져갈 수 있다. 업종과 기업의 사정에 따라 PER, PBR, ROE, EPS 등은 다 다르다. 하지만 PER 15이하, PBR 1 이하, ROE 10 이상, 배당성향 20~60사이와 같이 자신만의 기업 선택 기준을 정해서 선별된 기업에만 투자한다면 최소한 10년안에 망하지 않을 기업을 고를 가능성은 매우 높아질 것이다. 여기에 경제적 해자를 갖춘 기업, 즉 시장지배력이 강력한 기업이라면 더할 나위 없지 않을까?

 

누군가가 나에게 농담처럼 했던 말이 문득 생각나는 시점이다.

"저평가된 좋은 기업은 지금도 넘쳐난다. 단지 내가 가진 현금이 없을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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