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옛말에 "돈은 앉아서 빌려주고 서서 받는다." 라는 말이 있다.

돈을 빌려줄 때는 '갑'의 위치였지만, 이미 빌려준 돈을 받으려고 하면 '을'의 위치로 자연스럽게(?) 강등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속담이 아닐까 한다. 그렇기에, 누군가에게 돈을 빌려주려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매우 신중해지기 마련이다. 자칫 잘못하면 나의 시간과 노력을 투입해서 모은 소중한 돈을 허무하게 날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에 예금을 하거나 부동산, 주식, 채권, 원자재(금, 은 등)를 사고 파는 행위를 우리는 '투자'라고 부른다.

투자의 기본은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이며, 이 과정에서 이윤을 남겨 자신과 가족의 삶을 현재보다 더 윤택하게 하려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

 

 

투자 중에 가장 안전하다고 불리우는 예,적금은 내 돈을 은행에 맡기고 정해진 이율에 따라 이자를 받는 것이다.

채권은 예금과 성격이 비슷한데, 돈이 필요한 기업이나 국가에 내 돈을 빌려주고 그 대가로 이자를 받는 것이다.

예금같은 경우에는, 한 금융기관당 5천만원까지 예금자보호가 되기 때문에 금액이 아주 크지 않은 이상은 돈을 떼일 염려가 거의 없다. 대한민국이 파산하지만 않으면 받을 수 있는 돈이기 때문에 회수 확률이 거의 100%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은행에 내 소중한 돈을 맡기는 것이긴 하지만 '아주 심각하게 어떤 은행에 예금을 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경우는 드물다. 별다른 일이 없다면 주거래 은행에서, 혹은 이자를 다른 은행보다 0.1%라도 더 얹어주는 은행에 예금을 하기로 결정한다.

 

채권의 경우에는 셈이 조금 더 복잡해진다. 말 그대로 내 돈을 기업이나 국가에 "빌려주는 것"이며, 최악의 경우에는 원금의 100%를 모두 잃을 가능성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채권을 매입할 때는 해당 채권에 붙어있는 이율도 고려대상이지만, 채권을 발행하는 주체의 신용도가 아주 중요한 체크포인트가 된다. 이자를 덜 받더라도 돈을 떼이기 싫은 투자자들은 A등급 이상에 투자를 하며, 약간의 위험을 더 감수하고서라도 더 높은 이자를 받으려는 투자자는 BBB-등급까지 선택의 폭을 넓힌다. 어쨌든, 내가 기업이나 국가에 돈을 빌려주는 것이기 때문에 높은 이자도 중요하지만, 나에게 돈을 빌려간 채무자가 이자를 제때 지급하고 만기일에 원금을 돌려줄 능력을 보유했는가의 여부가 아주 중요하다.  

 

부동산 투자는 땅이나 빌라, 아파트 등을 구입하여 보유하다가 내가 산 가격보다 더 비싸게 사줄 매수자가 나타나기를 기다린다. 또는 수익형 부동산을 구입하여 월세를 받음으로써, 매달 현금흐름을 발생시키기도 한다.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하든, 월세를 목적으로 하든, 내가 구입한 부동산을 어떻게 활용할지 결정하는 것은 '나 자신'이다. 당연한 얘기같지만, 내 돈을 주고 내가 샀으니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범위 내에서 나의 자산을 내 자유의지에 따라 사용하고 처분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주식투자는 특정 기업의 지분을 사들이는 행위이다. 대개 투자자들은 과거에 영업 실적이 뛰어났던 기업이나 미래에 실적이 대폭 개선될 가능성이 보이는 종목의 지분을 보유하고 싶어한다. 예를 들어, 내가 삼성전자의 주식을 매수하여 보유하고 있다면, 나는 삼성전자의 이익이 성장하는 만큼 내가 가진 주식의 평가액 상승을 함께 누릴 수 있다. 여기에 회사 수익금 중 일부는 '배당금'이라는 형태로 수령하는 즐거움을 경험할 수도 있다.

 

부동산과 주식의 공통점은 돈을 주고 구입한 "내 것"

 

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차이점이 있다면, 부동산은 자가 거주, 전세, 월세 등의 용도를 주인이 선택할 수 있으며 리모델링을 하는 등 자신의 자유 의지에 따라 뭔가를 할 수 있다는 데에 있다면, 주식은 보유하고 있는 것 외에 이렇다 할 용도가 없다. (주식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소액주주에게 해당된다...) 주식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용도가 있다고는 하지만, 최근에는 이 행위가 오히려 주가를 떨어뜨리는 주범(?)이라는 인식이 강해서 개인투자자들도 꺼려하는 추세이다. 그래서 주식은 보유하면서 배당금을 받거나 상승분만큼의 시세차익을 누리는 정도로 용도가 한정된다. 주식은 분명 돈 주고 산 "내 것"이기는 하지만, 이런 점에 있어서는 부동산보다는 오히려 채권에 가까운 성격을 가진다고 볼 수가 있는 것이다.

우리 소액주주들은 대주주나 경영진을 믿고 돈을 빌려준 일종의 채권자같은 입장이 되는 것이다.

 

돈을 빌려보거나 빌려줘 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안다. 단돈 100만원을 빌려주더라도 빌려주는 사람은 굉장히 신중해진다. 게다가 액수가 커질수록 신중함도 정비례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그렇기에 돈을 빌려주는 사람은 아래와 같은 판단기준을 가지고 돈을 내어줄 것인지를 결정한다.

 

"이 사람이 나에게 돈을 빌리는 이유가 무엇인가?"

"나중에 원금과 이자를 돌려줄 능력을 갖춘 사람인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위의 둘 중에 하나의 기준이라도 충족하지 못하면 돈을 빌려주지 않는다. 돈을 빌리는 이유가 합당하다고 해도, 일정한 소득이 없거나 신용이 떨어지는 지인이 돈을 빌려달라고 하면 선뜻 돈을 내어주기가 힘들다. 또한, 원금과 이자를 상환할 능력이 되는 사람이더라도 돈을 빌리는 이유가 '도박자금' 등과 같은 이유라면 당연히 빌려주지 않는다.

 

주식을 살 때도, 최소한 이 정도는 상식적으로 생각해보고 사야한다고 생각한다.

몇 년씩, 몇십 년씩 알고 지낸 지인들에게 돈을 빌려줄 때 신중해지는 것보다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이 운영하는 기업의 주식을 사 들일 때 더 신중해져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

누군가 흘린 뜬소문에, 나만 알게 된 것 같은 고급정보에 혹해서 나중에 내 투자금을 홀랑 까먹을 능력없는, 혹은 비양심적인 회사에 돈을 빌려주는 일은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매수 버튼을 클릭하기 전에 한 번만 더 생각해보자.

이 회사가 5년 혹은 10년 후에 내 투자금을 잘 굴려서 "원금+이자"로 돌려줄 양심있고 능력있는 기업인지, 아니면 내 투자금을 곶감 빼먹듯 쏙쏙 빼먹고 휴지 조각이 된 주식만 남겨줄 회사일지.

 

마음 편히 주식 사고 파는 법, 예약매수/매도를 활용하자!

환율과 주식은 어떤 관계일까? - (1) 환율의 이해

내가 산 주식이 나의 자산을 증가시키는 속도 알아보기 -1- (ROE를 활용한 간단한 예측 방법)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