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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주식시장의 2020년 3월은 다이나믹 그 자체이다. 여기저기 서킷브레이커와 사이드카가 난무하고 각국의 주가지수가 코스닥 작전주 마냥 어제 폭락하고 오늘 폭등하기를 반복하고 있다.

그 와중에 참 일관되게 신기하면서 불가사의(?)한 일이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름하야 '동학개미운동'

3월의 첫날부터 이어진 개인들의 주식 매수 대행진이 3월의 주식매매일을 딱 이틀 남겨놓은 시점까지도 아주 일관되게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이 한 달 내내 팔아치우고 있는 물량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주가방어의 선봉장으로 나서고 있다.

그 동안 주식을 하면서 끊임없이 들어왔고 나 스스로도 동의하며 기억하고 있는 말이 한가지 있는데
"주변 사람들이 주식에 관심을 가질 때가 고점이다."
라는 말이다.

주변에서 주식으로 돈벌었다는 사람들이 나오기 시작하면 주식에 전혀 관심이 없던 사람들이 주식계좌를 트고 '나도 한 번 해볼까?'하는 마음으로 주식을 사기 시작하는 때가 오는데, 우리나라에서는 2018년 초반쯤 코스피가 2,600포인트를 찍었을 때 이런 움직임이 살짝 있었다. 그리고 코스피가 1,400대로 폭락한 것을 목격한 2020년 3월에 다시금 이런 움직임이 생겨났고, 2018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관심도가 엄청나다. 마치 그 때쯤 엄청난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비트코인 열풍이 생각날 정도이니 말이다.

 

평소 전혀 주식 얘기를 하지 않던 친구들도 주식투자를 얘기하고, 이번 폭락장을 기회삼아 주식투자를 시작하려는 지인들도 생겨나고 있다. 이런 현실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이미 이번 달 개인투자자의 주식 순매수 금액은 10조원을 넘겨서 사상 최고액을 가뿐히 경신해버렸다. 어차피 그동안 시장에 참여하고 있던 투자자들은 대부분의 투자금이 주식에 묶여 있고, 갑자기 큰 돈을 끌어다 추가 투자를 할 여력이 부족하다고 보았을 때 지금은 신규자금들이 주식 시장으로 흘러들어오고 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이 엄청난 돈은 다 어디서 왔을까?
자산을 분배하는 큰 틀을 주식, 부동산, 예금, 채권 이라고 보았을 때 주식에 신규자금이 흘러들어왔다는 것은 다른 자산군에 있던 자금들이 이동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무개는 부동산을 처분한 돈을, 다른 아무개는 예적금에 넣어두었던 돈을, 또다른 아무개는 채권을 매도한 돈을 가지고 주식시장으로 넘어왔을 것이다.

 

돈이 움직이는데는 거창한 이유가 필요없다.
돈은 돈이 될 것 같은 곳으로 움직인다.

부동산은 너무 많이 올랐고, 종부세 등으로 인해 가격이 계속 오르지 않으면 장기 보유에 적지 않은 부담이 생기게 되었다. 정부의 기조도 부동산 안정화에 있으므로 최소 향후 몇 년간은 연간 두자릿 수 수익률을 기대하기 아주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예금은 급작스러운 제로금리로 인해 안그래도 무매력이던 것이 완전무매력을 향해 전진 또 전진하고 있다. 그냥 현금을 들고 있다가는 물가상승률조차 따라가지 못하는 실질적 마이너스 수익률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 같은 불안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그럼에도 일정비율 이상의 현금은 유동성 확보와 안정적 투자를 위해 항상 확보해두어야 한다.)

기준금리가 하락하며 유통시장에서 거래되던 채권의 몸값은 올랐다. 주식은 하락했지만 채권가격은 상승한 것이다. 새로 나올 채권에 붙을 이자가 감소할 예정이므로 기존에 나와 있는 채권들의 인기가 올라가는 것은 당연지사다. (물론 유동성 위기에 빠진 기업들의 채권은 여기서 제외한다.) 그럼 기존의 채권투자자들은 시세차익이 발생하게 된다. 이 돈을 빼서 주식 등 다른 자산으로 옮길 것인가 계속 채권에 넣어두고 변동성을 최소화할 것인가는 나름 행복한 선택의 문제이다.

그 와중에 주식시장이 역대급으로 폭락했으니 투자자들의 관심이 주식으로 쏠리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보인다.

다만, 한 가지 우려스러운 점은 개인이 10조원 어치 주식을 사들이려면 누군가는 주식을 10조원 어치 팔아야하는데 그것이 외국인이었다는 것이다.

 

 

그동안 국내주식시장은 개인의 주머니를 털어서 외국인과 기관이 사이좋게 나눠가지는 전통(?)이 있어왔다. 그런데 이렇게 저렴한 가격에 외국인이 주식을 계속 팔아준다는 것에 의문점을 가져볼 수 있는 대목인 것이다.

결국, 코로나는 언제가 되었든 해결이 될 것이고 우리는 일상으로 돌아갈 것이며, 주식시장도 정상궤도를 찾아갈 것이다. 그러면 주가가 올라야 하는데 지금 개인들이 산 주식의 가격이 오르려면 외국인과 기관이 우리가 산 가격보다 더 비싼 가격에 주식을 사줘야 가격이 오를 수 있다.

과연 사상 처음으로 개인들이 저점에서 삼성전자와 같은 우량주들을 매수하여 위아더월드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순간이 올 수 있을까?

쉽지는 않겠지만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왜?
싸게 샀으니까.

나중에 또 어떤 핑계를 대고 주가가 1,400보다 더 아래로 내려갈 수도 있다. 그렇더라도 내가 지분을 보유한 기업이 망할 위기가 아니라면 버텨야 한다.

수익은 인내와 고통없이 절대 얻을 수 없는 기업 성장의 과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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