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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에 미국이 무려 1%의 금리를 한방에 인하하였다. 통상적으로 0.25%를 한 단위로 간주한다고 보았을 때, 한꺼번에 4단계를 건너뛴 셈이다. 연준이 정확히 어떤 의도를 가지고 이렇게까지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금리인하의 제 1목적은 경기부양이기에 지금 상황이 그다지 좋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내가 포트에 담지는 않지만 투자가 힘들고 앞날이 막막하고 막연하다는 느낌이 들 때 한 번씩 꺼내보는 차트가 있다.
바로 미국의 뱅크 오브 아메리카(BAC)이다.

 

오늘 장 시작한지 30분도 채 되지 않아 18%에 가까운 낙폭을 기록하며 투자자들을 공포에 몰아넣고 있는데, 차트를 통해 과거의 이력을 보면 지금 난리는 난리도 아니어 보일만큼의 폭포수 하나가 보인다.

2008년 금융위기 직전, 주당 55불 선에서 거래되던 BAC는 불과 세 달만에 가뿐하게 2.5불을 찍어주신다. 차트로 보면서 강건너 불구경 하듯 보면 별감흥이 없지만 내 계좌가 -90%정도를 당당히 찍어주고 있다고 상상해본다면? 생지옥 그 자체일 것이다.

이제 와서 봤을 때, 저 시기에 BAC를 샀으면 10배 이상의 시세차익에다가 (매수가 대비)엄청난 배당금은 덤으로 얻을 수 있었던 대 바겐세일 구간이었다.

하지만 2008년으로 시계를 돌려보면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한 마당에 기타 다른 대형 금융기관도 얼마든지 같은 꼴을 당할 수 있다는 공포심이 만연해 있었기 때문에 휴지조각이 될지도 모르는 주식쪼가리에 사람들이 관심을 줄 이유가 없었다.

 

어쨌든, BAC도 금융위기를 잘 넘기며 '지옥에서 살아 돌아온' 위풍당당한 금융주로 지난 10년간 10배가 넘는 주가상승을 일구어냈었다.

내가 투자에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BAC 차트를 돌려보는 것은 이 때의 공포를 간접적으로 체험하며 '호랑이 굴에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마음으로 멘탈을 부여잡고 투자에 나서기 위해서이다.

어차피 다시 2008년으로 돌아가라고 해도 나는 BAC를 2.5불에 사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사전에 개별 기업에 대한 분석을 철저히 해놓았다면 꼭 BAC가 아니더라도 재무가 탄탄한데 괜한 공포감에 주가가 과대낙폭한 종목을 골라서 계획에 따라 매수할 수는 있었을 것이다.

그런 연유로 나는 BAC차트를 보며 꿈과 희망을 얻는다.

 

다시 금리인하 이야기로 돌아가보면,
이번 금리인하의 시그널은 경기 침체가 올지도 모른다는 것이고, 연준은 최대한 경기를 부양해주겠다는 강한 몸부림을 보여준 것이라 생각한다. 다만, 이번 금리인하로 인해 미국금리가 제로금리가 되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연준이 일종의 '배수의 진'을 친 느낌도 든다.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어떻게든 경기를 살려내겠다는 굳은 의지의 표현이랄까?

금리인하 자체가 어려움에 빠져있는 기업들에게 당장 자금 조달을 용이하게 해주며 부도 위기의 기업들을 건져주고, 기업의 줄도산이 은행들을 위기에 빠뜨리는 상황을 막아준다는 점에서 나쁘지는 않다.

하지만 전세계에서 경기가 가장 좋으며, 제 1의 기축통화인 달러를 찍어내는 미국이 제로금리의 영역으로 회귀했다는 것은 다른 나라들의 골치를 아프게 할 수 있다.


유럽이나 일본 등 나름 글로벌 시장에서 통화가치를 인정받는 집단이나 국가들조차도 미국이 금리를 내려버림으로써 환율 절상 효과가 나타난다. 자국 통화가치가 높아지고, 이는 수출 기업들에게 막대한 타격을 주게 되어 글로벌 시장에서 자국 기업들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게 된다. 결국 이것을 방지하려면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금리를 같이 인하해야 하는데, 이미 제로 혹은 마이너스의 기준금리를 적용하고 있는 이들 입장에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봉착하게 될 수 있는 것이다.

유럽이나 일본이 이 정도라면?
갑자기 뭔가 쎄한 느낌이 오는 것은 기분 탓인 걸까?

우리나라를 포함한 신흥국들은 이들보다 훨씬 더 어렵고 힘든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안그래도 '원화' 는 국제사회에서 화폐라고 인정받지 못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달러가 더 흔해지고 길거리에 넘쳐나게 되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유로와 엔화까지 합세한다면 우리의 원화는 더더욱 외면받는 신세가 될 것이 뻔하다. 이는 환율 폭등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혹여라도 외환보유고에 적색신호가 깜빡인다면 IMF에 준하는 경제위기가 찾아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이런 연유로 이번 미연준의 금리인하와 한국은행이 얼결에 따라간 금리인하는 투자자 입장에서도 긍정적으로만 보일 수 없는 이벤트이다.


이젠 놀랍지도 않지만 3월 16일 월요일, 코스피지수는 3%정도로 약소하게 빠졌고, 미국 3대 지수는 개장 1시간여만에 약 8% 정도 하락중이다.

 

(국내 증시는 오른 것도 없어서 억울한데!)11년간 오른 미국 증시는 한 번쯤 조정을 거쳐가도 장기적으로는 나쁠 것이 없다. 다만 조정기간이 세 달이 될지, 5년이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는데에 함정이 있다.

함정을 잘 피해가려면 부채비율이 낮은 회사를 잘 찾아서 투자하거나 그것도 불안하다 싶으면 그냥 현금을 들고 이 폭풍이 지나가길 기다리는 것도 마음 편한 투자의 한 방법이라 생각한다.

"밤에 잠을 잘못자는 사람은 투기를 한 사람이고,
코를 골며 쿨쿨 자는 사람은 투자를 한 사람이더라"

 

마음 편히 주식 사고 파는 법, 예약매수/매도를 활용하자!

분할매수, 분할매도 - (1)[주식투자자의 흔들리는 멘탈을 다 잡아줄 정신적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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