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오늘은 일기로 남겨두고 싶었다.
오늘 갑자기 일이 바빠져서 하루종일 머릿속에 주식투자가 들어갈 공간이 1%도 허용되지 않았다. 그리고 퇴근을 하며 인베스팅으로 시장을 체크해보고 잠시 멈칫했다. 지난 주 금요일에 미국장도 하락하며 마감했지만 요즘 타던 롤코에 비하면 애교 수준의 하락이었기에, 또 우리 나라는 나름대로 코로나19에 대해 선방하고 있다고 생각했기에 미국과 비슷한 수준의 하락을 기대하며 시장을 확인했기에 더욱 그랬던 것 같다.

하지만 매일 뉴스에서 접하던 내용이 월요일 시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 모양새였다. 우리나라는 이제 확진자가 줄어드는 추세이지만 이탈리아나 이란같은 국가들은 일주일 전의 우리나라처럼 확진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그런지 밤이 되고 다시 보니 대한민국의 코스피지수는 그나마 양반이었다. 이탈리아는 지수가 10% 넘게 빠지고 있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었고, 기타 유럽국가들과 유로스탁스 지수도 8%대의 하락을 유지중이었다.

오오, 이대로라면 미국장도 5% 이상의 하락이 기대되는 상황이었다. 역시나 미국 3대 지수의 선물도 기대에 걸맞게 이미 6% 이상 하락중이었다.

장이 열리면 어떨까 문득 궁금해졌다.
오후 10시 30분이 되고 잠시 후에 인베스팅 어플을 확인해보니 3대 지수는 사이좋게 순식간에 7% 갭하락으로 시작해서 8% 하락을 향해 치열한 레이스를 벌이고 있었다.

그동안 미국 주식이 너무 비싸다고 생각해서 거의 매수를 안하고 있었는데 오늘 장이 열리자마자 사도 되는 주식들이 무더기로 생겨났다. 일단 사고 싶었던 T와 MO를 조금 담고 ETF를 추가로 더 담은 후에 잠시 다른 일을 하고 오니 지수가 5% 하락 수준으로 반등해 있었다.

 

내 핸드폰만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인베스팅 어플 접속이 너무 느려졌고, 야후 파이낸스도 로딩 시간이 평소의 몇 배로 느려진 느낌이었다. 접속자가 갑자기 폭주를 해서 느려진 것이 아니라면 내 폰이 갑자기 주식 가격을 보기 싫어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식도 주식이지만 기름값이 정말 미친듯이 내렸다. 내가 주식투자를 하면서 원유 가격이 하루만에 20퍼센트나 내린 적이 있었나 기억을 더듬어야 할 정도로 놀라운 파격세일이었다.
예정에도 없던 원유 ETF 매수 여부를 두고 혼자 심각하게 고민할 정도의 가격이기도 했다. 심사숙고한 후에 일단 원유 ETF 매수는 보류하기로 했다. 기름값도 정말 저렴해졌지만 국내외로 저렴해진 주식들이 워낙 많기에 우선순위에서 일단 밀렸다. 여기서 한 20% 정도 더 빠지면 그때는 이성이 말리기 전에 손가락이 먼저 원유를 주워담고 있을 것 같기는 하다.

 

주식투자를 하는 매일매일이 다르고 또 새롭지만 오늘은 꼭 일기로 남겨두고 싶었다. 훗날, 대하락장의 시작점으로 기억될 것인지 이보전진을 위한 일보후퇴의 순간으로 기억될 것인지 너무 궁금한 날이기 때문이다.

어찌되었건 이 사태를 초래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하루빨리 잠잠해져서 이제는 너무나 소중해진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해본다.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4/04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