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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중국발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전세계 증시가 시원한 하락장을 경험하고 있으며, 몸으로 느끼는 실물경제도 많이 어려워졌음을 실감할 수 있다.

오늘 오랜만에 좋아하는 식당에 들러서 음식을 포장해가려고 집 주변 먹자골목으로 갔다. 평소 같았으면 손님들로 북적였을 골목은 지나가는 사람 수를 손가락으로 셀 수 있을만큼 적었고, 유리 너머로 보이는 식당 안에는 손님보다 식당 사장님과 종업원 분들이 더 많은 곳들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아무 거리낌없이 식당 의자에 앉아 담소를 나누며 가족, 지인들과 밥 한끼 먹는다는 것이 이리도 그리워지는 날이 올줄은 꿈에도 생각해보지 않았었다.

이 상황이 빨리 종료되어 먹자골목, 마트나 백화점에 다시 사람들로 북적이는 모습을 정말로 보고싶다.

코스피와 코스닥도 코로나19에 격렬하게 반응한 하루였다.
간만에 코스피지수 1,800대도 구경했고 외국인들은 연일 작정한듯이 한국 주식을 닥치는대로 팔아치우고 있다. 그런데 희한한 점은 시장에 공포 분위기가 강하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코스피 기준으로 1,900대가 무너지는 것은 최근 10년을 놓고 봤을 때 공포지수가 가장 높은 구간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1,900붕괴는 다들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나만의 뇌피셜일 수도 있지만, 수급현황이 그렇다고 말해주고 있다. 외국인이 사상 최대의 매도물량을 쏟아내고 있는 이 시점에 그 물량을 매수해서 소화해주고 있는 주체가 개인투자자이기 때문이다. 예전같았으면 지수 갭하락이나 며칠 간의 폭락 장세를 겪으면 누구보다 빠르게 gg를 치고 물량을 던지며 도망가던 개미들이 지금은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물론 저 개인들 중에는 검은머리 외국인도 있을 것이며, 막대한 자본을 굴리는 슈퍼개미도 존재할 수 있다. 그렇다손 치더라도 연일 개미들의 매수세가 강하게 나타난다는 것은 아직 공포구간이 오지 않았다는 합리적 의심을 해볼 수 있다.

 

역사적으로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개미가 풀매수를 때리고나서 상승으로 화답하는 아름다운 그림을 그린 적이 없었다. 개미들이 가지고 있던 물량을 참다참다참다참다참다참다 못해서 바닥에서 던지고 나면 외국인과 기관들이 그 물량을 싸게 잡은 후에 주가를 끌어올리는 수법이 전통적인 주가 상승의 원동력(?)이었다.

주식 격언 중에 '공포에 사서 환희에 팔아라.'라는 말이 있다. 그렇다면 지금 주식시장에 아직 공포가 찾아오지는 않은 것 같다. 공포를 느끼는 사람보다는 저가에 주워담으려는 사람이 더 많기 때문이다.

앞으로 시장이 어떻게 흘러갈지 나는 알지 못한다. 그러므로 나만의 시나리오를 만들어 둔 후, 미리 계획한대로 투자에 나서려고 한다.

시나리오1> 개미가 스마트해져서 저점매수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그 동안 외국인과 기관에게 쌍코피가 터지도록 두들겨 맞던 개미가 드디어 정신을 차렸다!!! 저평가 구간에서도 쫄지 않고 "못 먹어도 고"를 외치며 우량주를 매집하는데 성공한다. 그리고 올해 안으로 코로나19바이러스를 완전 제거하는데 성공하고, 기업들의 실적이 턴어라운드한다.
그럼 주가는 어쩔 수 없이 오를 수 밖에 없다. 기업의 실적이 좋고 배당을 잘주면 공매도 할아버지가 와도 주가를 누르기 힘들어진다.

시나리오2> 여기는 바닥이 맞다. 하지만 지하실 구경도 시켜줄 수 있다.
코스피지수 1,900이 깨진다는 것은 바닥 부근에 왔음을 암시한다. 그것은 역대 코스피 PER, PBR 수치를 살펴봐도 그렇다. 하지만 요즘같은 최첨단 시대에 바닥이 있다고 안심하긴 이르다. 나는 버튼을 누른 적이 없는데 엘리베이터는 계속 지하로 내려가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지금 미국 3대 지수가 빛의 속도로 하락하고 있는데 코스피가 여기에 합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만일 미국이 고점대비 20-30% 조정을 받는다면 우리는 오른 것도 없어서 억울하지만 같이 하락할 수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나는 대략 코스피 2,000을 기준으로 잡고 20-30%하락을 대비하여 1,400-1,600 구간이 올 수도 있음을 생각하며 매수에 나설 예정이다. 어디가 바닥인지 맞출 재주가 없는 관계로 지수 1,900대에서도 사고 1,800대에서도 살 예정이지만 총알은 계속 남겨둘 계획이다.
지수건, 개별종목이건 20-30% 정도의 하락은 위기 상황이 오면 언제든 나올 수 있기에 "영혼의 베팅"구간을 신중하게 설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괜히 무리하게 빚내서 풀베팅했는데 베어마켓이 5년, 10년쯤 가버리면 손절밖에 답이 없다.

지난 11년간 미국 시장은 Go를 외치고 또 외쳤고, 영원히 상승할 것만 같았다. 언젠가 조정이 오리란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었지만, 그게 오늘이 될 것이라고는 아무도 믿고 싶지 않아 하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향후 11년간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누구도 알 수 없기에 방어적인 포트폴리오가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싶다.

코스피지수의 PER과 PBR을 통해 적정가치 알아보기(한국 거래소 사이트(krx)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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