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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에는 '효율적시장가설'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시장에 참여하여 시장은 늘 효율적인 최적의 상태를 유지한다는 뉘앙스의 이론이다.
나는 처음에 이 이론을 접하고 '참 쓸모없는 얘기다.' 라는 생각을 했었지만 이제는 부분적으로 동의하는 입장이 되었다. 주식시장 자체가 돈을 벌기 위한 곳이기 때문이다. 단타, 스윙, 장기투자 등 여러 가지 투자방법도 결국 돈을 벌기 위한 방법 중의 한 가지이다. 모든 투자자는 주식을 매수할 때 나름의 투자근거에 따라 그 주식이 상승여력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며, 주식을 매도할 때는 이제 그 주식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부분에 주목했기 때문에 매수/매도가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평상시의 주식시장에서 저평가 되어있는 종목을 찾는 것이 마냥 쉬운 일은 아니다. 투자자들에게 버림받은 종목들은 다 그 나름의 사연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주가가 반토막, 반의반토막 난 채로 시장에서 거래되는 종목들을 무조건 저평가되었다고 사면 안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주가가 떨어지는 기업의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매출부진, 이익하락, 적자전환, 자본잠식, 성장동력의 부재 등의 꼬리표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평가된 주식을 찾아내려는 투자자들의 노력은 현재진행형이다. 시장이 대개의 경우 효율적이지만, 군중심리가 작동하거나 낙인효과가 생기는 때에는 일시적으로 고평가되거나 저평가된 주식이 반드시 존재하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각 증권사의 HTS나 MTS를 통해 나만의 수식을 만들어서 저평가된 종목을 찾아내는 방법이 아주 보편화 되어 있다. 여러 지표와 기법이 계속 개발되고 있지만, 여전히 저평가 종목을 발굴하는데 가장 기본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지표로 단연 PBR, PER 형제를 꼽을 수 있다.

저평가된 투자 종목을 찾기 위해 검색기를 돌리다보면 자주 등장하는 종목이 있는데,
바로 DGB금융지주(종목번호:139130)이다.
이번 글에서는 이 종목에 대해 하나씩 살펴보고자 한다.

몇 년 사이에 주가가 곤두박질쳤음을 알 수 있다. 최고 12,000원을 상회했었지만 지금은 7,000원대도 무너져서 계속 신저가를 갱신중이다.

 

코스피 금융업 평균 PER에 비해 2배나 낮은 수준의 PER이다. 4년만 벌면 자기 시가총액을 커버하고도 남는 수준.. ROE나 배당수익률도 괜찮은 수준이다. DGB금융지주에는 대체 무슨 일이 있는걸까?

 

최근 5년간의 PER밴드를 보니 밴드 하단을 뚫고 내려갈 기세이다. 한때는 PER7배 이상을 인정받던 시절도 있었으나 이제는 곧 3배도 무너질 듯한 이 기세..

 

코스피 금융업 PBR이 1배 이상 나오기 힘들긴 하지만 얘는 0에 수렴할 작정인가보다. 밴드하단을 뚫고 내려와서 0.2X배까지 도달해있다.

 

최근 5년간 실적을 살펴보면, 평탄하다. 약간의 실적하락이 있던 구간도 있지만 거의 매년 비슷한 수준의 이익을 내거나 조금씩 성장해왔음을 알 수 있다.
ROE는 매년 8이상을 꾸준히 찍어주고 배당수익률도 2.7이상, BPS도 우상향하고 있다. 그럼에도 주가는 꾸준히 빠져주고 있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합리적인 이유로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고 가정할 때, 필시 여기에는 어떤 사정이 꼭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되는 대목이다.

일단, 나름대로 주가가 빠지는 이유를 갖다붙여본다.

1. 전국구 기업이 아니다. 이름에서부터 지방 호족 느낌이 물씬 난다. 전국구 기업이 아니라는 것은 성장성에 제한이 걸린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서울이나 광주사람이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DGB금융지주를 통해 금융거래를 할 가능성이 희박하다. 그래서 향후 이 기업의 확장성에 대한 전망이 밝지 않은 것이다.

2. 대출시장이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 요 몇년간 부동산으로 너무 좋았다. 경기부양책으로 부동산 규제를 잔뜩 풀어놓았었고 저금리까지 등에 업고 있었기에 너도나도 대출을 많이 받았던 것이 사실이다. 정부에서 지속적으로 규제를 내놓으면 집값은 더 오를 수도 있지만 대출액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3. 성장성이 낮다. 은행주의 장점이자 단점이다. 꾸준히 안정적인 실적을 올릴 수 있지만 딱 거기까지다. 1번과 연결되는 내용이기도 하다. 은행의 주수입은 예대마진을 통한 수익창출과 각종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것으로부터 나온다. 그렇기에 애플이나 테슬라와 같은 폭발적인 성장이 일어날 가능성이 거의 제로에 가깝다.

4. 카카오뱅크 등의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했다. 기술이 발달하면서 은행업에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했다. 카카오톡을 등에 업고 시장에 진출하여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카카오뱅크가 그 대표주자이다. 어쨌든 제한된 파이 안에서 이익을 나눠먹는 업종이 은행업인데, 별로 달갑지 않은 강력한 경쟁자의 등장은 기존 참여자들에게 충분히 위협적인 상황이 될 수 있다.

위와 같은 이유에도 불구하고 이 종목에 기웃거리는 이유는 너무 싸기 때문이다. 업계 최저수준의 PBR과 PER을 자랑(?)하고 있기에 추후 몇 년 안에 PBR 0.5정도만 인정받는다고 하면 시가배당률 4-5%의 배당을 받으며 버텨볼만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ROE가 높지 않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들고 가면 자산증식에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에 만일 이 종목을 보유하려고 생각했다면 진입시기와 매도시점을 사전에 확실하게 계획해두어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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