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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시장이 요즘 약간의 조정을 받고 있다. 작년 코로나 팬데믹 이후로 쉼없이 오르기만 했으니, 차익 실현 물량도 있을 것이고 현재 가격에서 덥석덥석 매수하기 꺼려하는 심리도 조금씩 생겨나지 않았을까 싶다. 여기에 공매도까지 있다면 아주 신나게(?) 하락할 수도 있겠지만 아직은 그렇게까지 암울한 분위기는 아닌듯 하다.

 

우리나라는 그렇다치고, 요즘 미국 주식 얘기가 정말 핫하다. 뉴스에 하도 나와서 주식에 관심이 별로 없으신 어르신들께서도 미국의 게임스탑(티커 : GME) 이야기를 하실 정도이니 그야말로 핫 이슈라고 할 수 있다. GME 차트를 보면 뭐 이런 경우도 다 있구나 싶을 정도로 폭발력이 어마어마하다.

 

 

1년 전에 4불 정도 하던 주식이 최근 2주 사이에 거의 500불을 구경하고 약간(???)의 조정을 받아서 300불대에 주가가 형성되어 있다. 충격적인 사실은 이 기업의 매출이 드라마틱하게 성장했거나 혁신적인 미래 먹거리를 찾아내서 주가가 100배 가까이 오른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요즘 미국 시장의 모습이 약간 불안했던 이유 중 하나가 잡주들이 미쳐날뛰고 있다는 것인데, 기존의 대형주, 우량주들의 가격이 너무 올라서 매수하기 부담스러운 가격대에 올라버렸기에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잡주들에 돈이 몰리고 있다. 그 중 하나가 GME 였고, 이 종목의 가격이 오르자 미국의 공매도 세력이 달라붙었으며 이 세력이 유통주식수보다 더 많은 수량의 주식을 공매도쳤다는 허점을 발견한 미국 개미들이 GME 매수에 뛰어들면서 일이 점점 커지게 된 스토리이다.

 

이 일이 그냥 그렇게 마무리되었다면 각종 언론들이 이토록 시끄럽게 GME, GME 거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 동안 공매도로 여러 개미들을 울리던 공매도 업체들이 파산 위기에 몰리게 되자 '가재는 게 편'의 마음이 생겨난 것일까? 몇몇 증권사들이 주식 거래 어플에서 GME 의 매수 버튼을 삭제해버리는 쇼킹한 일을 저질러 버렸다...!!!!

 

매수 버튼 삭제 = 돈이 있어도 주식을 살 수 없는 상황

주식을 살 수 없는 상황 = 매도만 가능한 상황

즉, '매수 버튼 삭제 = 주가 하락' 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즉, 매도만 가능한 상황이 되어 버렸고, 주가는 순식간에 곤두박칠 치는 그림이 나왔었다.

차트에서 파란색 동그라미 친 부분이 매수버튼을 삭제했던 역사적인 날의 주가 흐름이다. 300불이 넘었던 주가가 200불을 하회했음을 알 수 있다.

'우리가 공매도로 돈을 버는 것은 정당하지만 너희들이 공매도의 허점을 이용하는 것은 너희들에게 위험하므로 매수를 못하게 도와주겠다.'

라는 아주 창의적인 발상으로 개미들에게 도발을 했던 증권사 중에 미국 개미들이 많이 이용하던 로빈후드라는 어플이 있었고, '개미들의 친구'같은 친근한 이미지로 개인 투자자들을 공략하여 사업을 확장해나가던 차에 이번 GME 사태에서 개미들의 뒤통수를 치는 행동을 보임으로써 현재 수많은 투자자들에게 어마어마한 욕을 듣고, 로빈후드 어플을 사용하지 말자는 불매운동까지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난 GME 주식을 한 주도 매수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매수하지 않을 예정이지만,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기관과 개미의 대대적인 전쟁 상황을 두 가지 포인트에서 아주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1.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이번에도 역시 기관이 이길 것인가, 아니면 최초로 단합에 성공(?)한 개미군단이 공매도 세력 하나를 안드로메다로 날려 보낼 수 있을 것인가?

 

2. 미국, 우리나라 등에서 공매도 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가 있을 것인가?

공매도 제도라는 것이 결국에는 돈을 많이 가진 기관들을 위해 존재하는 제도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도 우연의 일치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으나 공매도를 일시적으로 금지시키고 나서 종합주가지수가 오르기 시작했다. 아무리 오비이락이라고 해도 공매도와 주가 사이에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번 사태를 통해서 특히 우리나라의 공매도 제도에 대대적인 수정이 가해졌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다. 개인은 접근 자체가 불가하며, 기관은 무차입 공매도와 상환 기간 무한 연장이라는 치트키가 가능했던 기울어진 운동장이었기에, 개미들의 염원을 담아 이런 불공정한 제도들을 싸그리 폐지하면 좋겠다.

 

게임스탑의 주가는 언젠가 제자리로 돌아오겠지만 이번 사건은 훗날 주식 시장의 역사를 공부하는 투자자들에게 하나의 사례로 남게 될 것만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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