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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채권 이야기/정보 혹은 잡설] - 자산배분, 돈에도 역할이 있다-[5](부동산, 멀고도 가까운 내 집 마련의 꿈)

 

어느새 자산배분 시리즈의 마지막 6편까지 왔다.

6편의 주제는 투자이다.

투자에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이번 글에서는 '자본주의의 꽃'이라 불리는 주식투자를 위주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축구라는 스포츠에 자산배분을 비유해가며 지난 1~5편의 글을 써보았다. 이제 마지막 한 역할만이 남아있다.

 

바로 공.격.수.

 

어쨌든 축구라는 스포츠에서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포지션은 공격수이다. 수비수는 9번의 공격을 막아내고 1번 실수를 하면 대역죄인이 되고 숱한 욕을 먹지만, 공격수는 9번의 찬스를 날리고 1번의 찬스를 골로 연결시켜서 팀을 승리로 이끌면 영웅이 된다는 우스개소리도 있을 정도이다. 축구선수라면 누구나 차지하고 싶은 자리이고, 한 번쯤 서보고 싶은 위치이기에 실력 유지가 되지 않으면 뉴페이스에게 밀릴 가능성이 큰 자리이기도 하다.

자산배분에 있어서 공격수의 역할은 '투자'가 담당하고 있다.

결국, 자산을 늘리기 위해서는 투자를 잘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아무리 좋은 보험을 들어도 10년 후에 자산이 10배로 늘어나지는 않는다. 예금과 적금도 마찬가지이며, 내가 살고 있는 집도 단기간에 몇 배씩 오르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 저축이나 부동산(자가 주택)은 안정성이 뛰어난만큼 변동성이 적기에 자산을 지키는 역할에는 적합하지만 자산을 불려나가기에는 다소 무리가 따른다.

그러므로 내가 가진 자산을 '물가상승률' 이상으로 불려나가려는 사람은 '투자'를 해야 한다.

우리는 '자본주의'의 시대에 살고 있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투자를 하려면 역시 '자본주의의 꽃'이라는 주식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이 밖에도 부동산, 채권, 원자재 투자 등이 있지만 이 글에서는 주식투자를 주인공으로 점찍었다.

우리나라의 주식시장에는 슬픈 전설이 있다.

 

"주식투자하면 패가망신한다."

 

주변 지인 10명을 잡고 주식투자에 대한 인식을 물어보면 대부분은 굉장히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게 마련이다. 그리고 자기 주변에 꼭 한 두명씩 주식하다가 망한 사람들이 존재하고, 그들의 예를 들며 투자를 말리기 일쑤이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에서 투자 이야기의 결론은 '기승전 부동산'으로 마무리된다.

기성 세대의 대다수는 주식으로 돈을 날리고 부동산으로 돈을 벌었다. 가뭄에 콩나듯 주식으로 돈을 번 사람들도 있지만 그것은 단순히 운이 좋아서 라고 치부해버리고 역시나 주식은 얼씬도 해서는 안되는 호환마마같은 무서운 존재로 내버려둔다.

게다가 얼마 전 있었던 신라젠 폭락 사태 같은 사건을 예로 들며, 주식판은 도박판이고 사기꾼이 넘쳐나므로 절대 기웃거려서는 안된다는 강력한 이유를 하나 더 추가한다.

 

하지만 신라젠 사태 같은 사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 전체는 계속해서 성장하고 몸집을 불려왔다.

1980년 1월 4일, 100으로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2019년 현재 약 2000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40여 년의 시간 동안 시장 전체가 20배 정도 상승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수치는 그동안 지급한 배당금은 제외하고, 단순히 주가의 상승만을 나타낸 것이므로, 배당을 포함하면 시장 전체는 20배를 훨씬 상회하는 상승을 보인 것과 같다.

아래 차트는 1980년 이후의 코스피 지수 움직임이다.

중간 중간 폭락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90년대 말의 IMF와 2000년대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 때 큰 폭락이 있었던 흔적도 그래프에 덤덤히 표현되어 있다. 그래도 어쨌든 시장은 꾸준히 우상향했고, 대한민국은 꾸준히 발전했다.

여기에는 예전에 존재했지만 지금은 망해서 없어진 한보, 대우 같은 기업도 존재하며 100루타 이상의 상승을 보인 삼성전자나 SK텔레콤 같은 종목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축구에서 '공격수는 골로 말한다.'는 말이 있다. 누가 좋은 공격수인지 입에 침을 튀겨가며 논쟁을 하는 것보다, 한 시즌에 몇 골을 넣는 공격수인지, 통산 몇 골을 넣은 공격수인지만 살펴봐도 좋은 공격수를 금방 가려낼 수 있다.

투자도 마찬가지이다. 주식을 하면 패가망신을 한다 안한다 논쟁도 그 자체로 의미가 있겠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수익률이다. 수없이 많은 기업이 태어나고 사라져가는 이 바닥에서 시장 평균에 투자하면 연평균 8~10%의 수익을 가져갈 수 있다. 연평균 10%가 시시해보일지 몰라도 복리 수익 10%로 7년이면 원금의 두 배가 되는 수익률이다.

주식, 부동산, 채권 중에 누구를 공격수로 세울 것인지를 결정하려면 그 동안 넣은 골, 즉 수익률을 살펴보면 의사결정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멀리 미국까지 갈 것도 없이, 단순하게 우리나라로만 한정하더라도 1980년 이후로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투자수단은 아니러니컬하게도 단연 '주식'이었다.

 

불패라고 알고 있던 부동산은 금과 거의 비슷하게 약 5배 정도의 수익률이었으며, 채권이 17배 부근, 주식이 29배 정도의 수익률을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최근 3년간의 부동산 폭등 현상과 주가지수 정체 현상을 보정하더라도 부동산은 10배 근처 정도 될 것이며, 주식은 여전히 약 30배 정도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늘 투자자들에게 핍박받고 설움받는 존재로 살아가는 주식이지만, 기록으로 놓고 보면

 

"내가 이 구역의 메시다!"

 

를 당당하게 외치고 있는 셈이다.

 

다만, 주식에 투자해서 돈을 벌었다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든 이유는 투자자산을 대하는 '근본적인 태도'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 동안 썼던 글에도 여러 차례 언급했던 내용이지만, 우리가 부동산을 대하는 마음가짐과 주식을 대하는 마음가짐이 너무나도 다르다.

 

부동산은 내일 당장 30% 오를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매수하지 않지만, 주식은 내일 당장 30%가 오를 것이라는 근거없는 희망을 가지고 매수한다.

부동산이 다음 날 정말로 30% 올랐다고 해도 딱히 팔 마음을 가지지 않지만, 주식은 다음 날 30% 오르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홀랑 팔아버릴 몸과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부동산으로 10% 벌었다고 자랑하는 사람은 이상한 취급을 당하지만 주식을 샀다 팔아서 10% 벌었다는 이야기는 자랑처럼 할 수 있다. 부동산은 최소 2배 이상, 혹은 억 단위의 돈을 벌었을 때 비로소 자랑할 수 있는 밑천으로 인정받기 때문이다.

 

축구 감독이 미드필더에게는 한없이 너그러운 마음으로 골을 넣을 때까지 기다려주고, 기회를 주고 믿음을 주는 반면

공격수에게는 패스미스 한 번에 불같이 화를 내고, 슈팅이 골로 연결되지 않을 때마다 면박을 준다면 제 아무리 메시나 손흥민이 온다고 해도 좋은 성과를 내기는 어렵다.

 

감독 역할을 해야 하는 투자자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부동산에게 대하는 한없이 너그러운 그 마음을 주식에게 반만 나누어 준다면 틀림없이 좋은 수익률로 기대에 부응할 역량을 지닌 공격수가 바로 주식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전세계의 경제 체제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지 않는 한,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주식을 능가할 투자 수단이 등장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도 또 다른 이유에 해당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주식투자는 어쩌면 선택이 아닌 필수인지도 모르겠다.

 

지금까지 보험으로 시작해서 예금과 적금, 부동산, 주식에 이르기까지 총 여섯 편의 글에 걸쳐서 자산배분에 대해 수박 겉핥기 식의 스토리텔링을 늘어놓아 보았다.

6편을 마지막으로, 자산배분에 대한 글을 마치고자 한다.

 

[주식&채권 이야기] - 물가, 주식 그리고 부동산(주식과 부동산은 어쨌든 오른다.) - (1)

[주식&채권 이야기/주식시황 이야기] - [주식 사는법]주식보기를 부동산같이 하라?

[주식&채권 이야기/주식 용어] - 그래서 이 주식은 싼겁니까? 비싼겁니까? -1- (세상에 공짜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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