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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채권 이야기/정보 혹은 잡설] - 자산배분, 돈에도 역할이 있다-[1] (feat. U-20 남자축구 월드컵 준우승)

지난 글(1편)에서 자산배분의 전체적인 틀에 대해 살펴보았다.

2편과 3편에서는 갑자기 들이닥치는 재난과 재앙에 대비한 '보험'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본 내용에 들어가기에 앞서 17년 전 아주 뜨거웠던 여름으로 잠시 거슬러 올라가보려고 한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이 사상 처음으로 4강에 진출하며 한반도 전체를 축구 열기 속으로 몰아넣었던 축제 기간이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 개인적인 아쉬움을 가진 선수가 있었다면, 아마 김병지 선수였을 것이다. 꽁지머리와 독특한 머리 색깔로도 유명했으며 골키퍼임에도 과감한 드리블을 즐겨하며 센터라인까지 공을 몰고 나오는 모습도 종종 보여주는 선수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골을 막아내는 능력도 출중하여 이견의 여지가 없는 국가대표 골키퍼이기도 했다.

그랬던 그가 국가대표 주전 골키퍼에서 밀려나고, 2002 월드컵에서 한 게임도 뛰지 못하게 된 결정적인 사건이 있었으니.

바로 2001년 칼스버그컵 대회의 파라과이 전에서 보여준 행동때문이었다.

당연히 그는 주전 골키퍼로 출전했었는데, 경기 중에 갑자기 홀로 공을 몰고 페널티 지역을 벗어나 돌진하다가 공을 빼앗기고 실점 위기를 맞게 된다. 다행히도 골은 먹지 않았지만 이 일로 인해 김병지 선수는 히딩크 감독의 눈 밖에 나게 되었다는 것이 항간에 알려진 사실이다.

 

충분히 다른 동료들에게 패스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여러 번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팀을 위험에 빠뜨릴 뻔한 행동을 했던 선수에게 히딩크 감독은 더 이상 신뢰를 보내지 않았다. 골키퍼 본연의 임무를 망각하고 보인 행동이 한 개인에게 최악의 결과로 다가온 것이다.

축구에서 골키퍼는 상대방의 맹공을 온 몸으로 막아내는 것이 제 1의 임무이다. 간혹 칠라베르트나 김병지처럼 골 넣는 골키퍼들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골키퍼의 제 1덕목은 실점을 0에 수렴하도록 방어를 해내는 것이다. 출중한 공격수들이 한 경기에 5골씩 넣어도 우리 팀 골키퍼가 매 경기 6골씩 허용한다면 그 팀은 매번 패하는 팀이다. 강팀이 되기 위해서는 든든한 수문장이 필수인 셈이다.

 

 

우리가 하는 투자에서는 '보험'이 든든한 수문장의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

예기치 못한 사태가 벌어졌을 때, 최소한의 손실로 나의 자산을 보호해 줄 수 있는 존재가 바로 보험이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빌게이츠나 삼성전자의 이재용 부회장 같이 막대한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보험이 '사실상' 무쓸모하다. 하지만 우리 같은 보통 사람들에게는 안전장치로서의 보험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되겠지만, 갑자기 천재지변이 일어나거나 사고를 당하거나 병이 들었을 때 금전적인 부담을 최소화하며 일을 수습하고 훗날을 도모하려면 미리 들어두었던 보험이 큰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보험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막상 보험을 가입하려고 보면 정말 엄청나게 많은 종류의 보험들이 있다.

그리고 같은 성격의 보험이라도 보험회사마다 특약도 다르고, 보장 내용도 조금씩 다르고, 보험료도 천차만별이다.

금전적으로 여유가 넘친다면 큰 금액을 보장해주는 보험들을 종류별로 다 가지고 가면 되겠지만, 그렇게 하기에는 월마다 납입해야 하는 보험료의 부담이 너무 크다.

그러므로 우리는 '가성비'를 따져서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보장을 누릴 수 있는 보험 설계를 통해 보험이 가지는 본연의 기능을 활용하려는 것이다.

 

 

보험에 가입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1. 설계사를 통한 가입

2. 다이렉트 보험에 직접 가입

 

 

위의 두 가지 방법에 대한 장,단점을 살펴보고자 한다.

 

1. 설계사를 통한 가입

그 동안  인터넷이 등장하기 전에 우리나라에서 보험에 가입한 사람들의 거의 대부분은 (지인)설계사를 통해서 가입했다. 보험의 종류도 많고, 약관도 복잡하고 아무튼 잘 모르기 때문에 아는 사람이 추천하는 설계대로 가입하는 경우가 많았다.

보험설계사를 통한 가입의 장점은 편리하다는 것이다. 내가 발품을 팔거나 손품을 팔 필요가 없다. 어떤 보험이 필요하다고 말만하면 설계사가 몇 가지 설계안을 나에게 제시한다. 나는 그 중에서 고르고 멋지게 자필서명만 하면 보험 가입이 완료된다. 종이에 써있는 글자만 봐도 현기증이 나고, 여러 보험사의 보험을 비교해 보는 시간과 노력이 아깝다면 보험설계사를 통해 가입하면 된다. 편하고, 시간도 절약할 수 있다.

단점은 비용이 비싸다는 것이다. 설계사에게 보험을 설계해준 수당을 지급해야 하므로 나의 보험료가 오른다. 그리고, 나에게 정말 필요한 보험보다 설계사에게 수당이 많이 나오는 보험을 추천해 줄 위험이 존재한다는 것도 단점에 포함된다. 그러므로 양심적이고 현명한 보험설계사를 만나는 것도 복이라면 복이라고 할 수 있겠다.

 

2. 다이렉트 보험에 직접 가입

이제는 보험사들도 다이렉트 보험 가입을 적극 홍보하며 소비자들이 직접 보험에 가입하는 것을 유도하고 있다. 아마 20~40대 정도의 청장년층은 자동차보험이나 운전자보험, 실비보험 같은 대부분의 보험을 다이렉트로 가입해서 유지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개인적인 추측이다.

다이렉트 보험에 직접 가입하는 것의 장점은 비용이 저렴하다는 것이다. 중간에서 수당을 받아가는 설계사가 없기 때문에 그 인건비만큼 보험료를 절약할 수 있다. 그리고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다. 설계사를 만나서 설계안을 받아보고, 서로 몇 번의 전화연락과 미팅을 거쳐 보험에 가입하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 아침에 일어나서 가입해도 되고, 점심먹다가 가입해도 되고, 신데렐라가 집에 가는 밤 12시에 가입해도 된다. 마지막으로, 특약을 자유롭게 추가/삭제할 수 있다. 내가 직접 알아보고 나에게 필요한 특약은 넣고, 불필요한 특약은 삭제해가며 나만을 위한 맞춤형 보험을 설계할 수 있는 것이다.

단점은 나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어쨌든 내 손으로 인터넷에 다이렉트 보험을 검색해야 하고, 각각의 보장내용과 특약이 나에게 필요한 것인지를 스스로 연구하고 판단해야 한다. 같은 보험이라도 보험사마다 보장 내용이 조금씩 다르고, 같은 사람이라도 보험사마다 보험료를 각기 다르게 산출한다. 이 부분을 내가 직접 비교해보고, 찾아보는 수고를 해야 한다. 다이렉트 보험에 가입해 본 사람들 중에

 

"설계사가 해야 할 일을 내가 대신 해주니, 보험사에서 그만큼 보험료를 깎아주는구나"

 

하는 생각이 든 사람도 꽤 있지 않을까 싶다.

 

 

현대사회에서 평범한 직장인이나 자영업자가 기본적으로 가져가면 좋다고 생각하는 보험의 목록은 아래와 같다.

 

1. 생명보험

2. 실손의료보험

3. 암보험

4. 자동차보험 / 운전자보험(자차 보유시)

 

이 밖에도 화재보험, 치아보험, 변액보험, 저축보험 등등 많은 보험이 있지만 일단 위에 있는 보험 정도는 들어두어야 갑자기 닥쳐올 질병이나 재해에 당황하지 않고 대비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바이다.

 

1. 생명보험

생명보험은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사람(여기서는 '가장'이라고 표현하기로 한다.)에게 필요한 보험이다. 가장이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게 되었을 때 남겨진 가족들이 생활고에 시달리지 않도록 하기 위한 목적이다. 그러므로 생명보험은 가장이 은퇴하는 나이(60~65세) 정도까지 보장을 받으면 좋다. 물론 금전적 여유가 된다면 더 고령의 나이까지 보장을 받아도 되지만 보장 나이의 스펙트럼이 넓어질수록 보험료가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는 경향이 있고, 물가 상승에 따른 화폐가치의 하락이 있기에 가장이 경제활동을 그만둘 시기 정도까지 생명보험을 가지고 가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본다.

삼성생명 다이렉트보험을 통해 40세 남자 기준으로 보험료를 계산해보았다. 20년납 60세까지 보장에 사망보험금 1억원짜리 보험에 가입시, 월 18,000원의 보험료를 납부한다. 사망보험금을 2억원으로 올리면 납입보험료도 2배인 36,000원으로 올라간다.

 

그렇다면, 20년간 매월 36,000원의 보험료를 납입하며 사망 시에 2억원의 금액을 보장받는 것은 실제 어느 정도의 금액을 지출하며 보험에 가입하는 것일까?

네이버 이자계산기를 통해 20년간 36,000원을 월복리 3%의 적금으로 저축하는 상황을 가정해보았다.

납입원금 864만원에 이자를 더해 약 1135만원 정도의 가치가 된다. 40세 남자가 60세가 될 때까지 사망하면 받을 수 있는 보험금은 2억원이고, 그 동안 납부하는 금액의 가치는 1135만원이다. 1135만원 정도의 지출을 통해 만일의 상황에 2억원을 보장받는 계약인 셈이다.

이렇듯 20년 후까지 내가 살아있다면 그것으로 좋은 일이고, 만일 나에게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유족들에게 얼마간의 생활비를 남겨줄 수 있는 보험이 생명보험이다.

 

2. 실손의료보험

워낙 유명한 보험이라 다른 보험은 안 들은 사람이라도 실손의료보험 하나쯤은 대개 가지고 있다. 실손보험은 병원을 다니며 실제 발생한 치료비, 입원비, 수술비, 약제비 등을 보장해주는 보험이다. 실손보험이 처음 출시되었을 때는 비갱신형에 보장 내용도 지금보다 더 좋았지만, 지금은 갱신형으로 가입할 수 있으며 자기부담 치료비도 더 높아졌다. 그래서 지인들과 가끔 보험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보면 실손보험이 처음 출시될 때 가입한 사람들은 죽을 때까지 해지하면 안된다는 농담을 주고받기도 한다.

지금 가입하는 실손보험은 15년 단위로 계약하며, 1년마다 보험료가 갱신된다. 아파서 병원에 많이 간 사람은 보험료가 올라가고, 병원에 가지 않는 사람들은 보험료를 조금씩 할인해준다.

KB다이렉트, 삼성화재 다이렉트, DB다이렉트 보험 등의 홈페이지에서 자신의 보험료를 1분 정도면 조회해볼 수 있으며, 보통의 성인들은 1만원대에서 2만원 정도 사이면 실손의료비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KB다이렉트에서 40세 직장인의 실손의료보험료를 계산해보니 한 달 보험료가 약 12,000원 가량으로 나왔다.

처음보다 개악되었다고는 해도 실손보험은 여전히 소비자에게 매력적인 보험이다. 월 2만원 안팎의 보험료를 지출하면서 병원비를 최대 5천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기에 주변에도 실손보험의 덕을 본 사람들을 쉽게 만나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의료보험이 세계 최고 수준의 복지를 제공하고는 있지만, 여기에 월 2만원 정도로 실손보험까지 가지고 있다면 만일의 경우에 병원비를 목돈으로 지출할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글이 길어지는 관계로 2편은 여기서 마무리하고

암보험, 자동차/운전자 보험에 대한 내용과 추가적인 내용은 3편에서 다루고자 한다.

 

[주식&채권 이야기/정보 혹은 잡설] - 자산배분, 돈에도 역할이 있다-[3](보험, 과유불급의 미덕을 떠올리며)

 

[주식&채권 이야기/정보 혹은 잡설] - 시장은 단기적으로 비이성적이고, 장기적으로는 이성적이다.

[주식&채권 이야기/주식 용어] - 그래서 이 주식은 싼겁니까? 비싼겁니까? -2- (PER을 기준으로 성장주 살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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