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P2P투자를 하면서 한국P2P금융협회라는 곳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현재 수십 여개의 P2P펀딩 업체가 협회에 회원사로 등록이 되어 있으며 이들의 누적 대출액만 1조 5천억원에 달한다.

통상적으로 협회라는 곳은 자정능력을 가진 기관으로 인식되므로, 최소한 협회 회원사라고 하면

비회원사들에 비해 투자할 때 마음속으로 조금 더 후한 평가를 내리기도 하였다.

그런데 이번 '펀듀' 제명 사태를 통해 협회의 역할에 대해 고찰해 볼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하였다.

(주)펀듀 제명 및 이에 대한 공식 입장 발표 - 한국P2P금융협회 공지사항 바로가기

 

 

P2P투자를 하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현재 펀듀란 업체는 연체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이다.

2017년 11월 9일 기준, 누적대출액 719억원에 이르며

대출잔액 237억원,

연체율 90.3%

부실률 4.7%

를 기록중이다.

누적 대출액에서 알 수 있듯이 한 때, 소위 잘 나가던 업체였으며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도 높은 편이었다.

그러나 하나 둘, 연체가 발생하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연체+부실이 95%에 이르며, 100% 달성은 시간 문제로 보인다.

펀듀에 소중한 투자금이 묶여 있는 투자자들이 한 둘이 아니며 그 금액만도 수백억원에 이르게 된 작금의 사태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었을까?

 

한국P2P금융협회에서 펀듀 제명과 관련한 공지 글을 올렸는데, 나는 투자자의 한 사람으로서 협회에 아쉬움을 느낀다.

협회는 이미 올해 6월에 펀듀라는 업체가 이상징후를 보이고 있음을 감지했으며, 7월, 9월, 10월 총 세 번에 걸쳐 실사를 진행했다고 한다.

그 동안 투자자들에게 이런 문제점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공유하려는 노력을 했다면

지금과 같은 피해를 막을 수는 없더라도 피해규모를 줄일 수는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왜 5개월여의 기간 동안 투자자들에게 이와 관련한 공지를 단 한 차례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점이 깊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협회가 법적으로 문제 업체에 조치를 취할 수 없다면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해당 업체에 이런 문제가 있으니 투자자들은 조심하십시오.'

정도의 의미가 담긴, 사실에 근거한 정보 공개는 분명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 하나, 이번 사태를 통해 알게 된 점은 부도덕한 업체가 고객의 돈을 빼돌려 먹튀를 하더라도

투자자들이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이 전무하다는 것과

협회에서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대처는 '제명'이 전부라는 것이다.

이렇게 놓고 보면, 협회의 회원사와 비회원사는 신뢰에 있어서 아무런 차별성이 없다.

'협회에 가입했다가 문제가 생기면 조사를 몇 차례 하고 업체가 회생할 가능성이 보이지 않으면 제명을 한다.'

게다가 조사의 과정은 투자자에게 공개되지 않는다면 P2P투자 자체에 대해 다시 한 번 고민해 볼 필요성을 만들어 준 셈이 아닐까 싶다.

제 2, 제 3의 펀듀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투자자들이 매의 눈으로 좋은 업체와 상품을 선별하여 투자하는 능력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그보다는 결국 업체들이 스스로 투명하게 운영하는 것이 가장 근본적이 해결책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서 협회의 역할과 비중이 지금보다 높아져야 P2P업계가 대출자, 투자자와 함께 상생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 와중에 테라펀딩, 8퍼센트, 렌딧, 어니스트펀드, 헤라펀딩, 피어펀딩대부, 다익크라우드대부 이상 7개 업체가

최근 '금감원 관리 대상 P2P연계대부업 등록'을 마쳤다는 관련 기사를 접할 수 있었다.

협회 회원사가 신뢰의 아이콘이 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차라리 금감원 관리 대상 P2P업체가 보다 더 신뢰할 수 있을 만한 업체가 되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판단한다.

[관련 기사] 헤라펀딩, 금감원 관리 대상 P2P연계대부업 등록

금감원이 해당 업체에 대해 검사 권한을 가지게 되므로 업체의 신뢰도를 높이고 투명 경영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P2P업계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개인투자자의 한 사람으로, P2P투자라는 21세기 신개념 재테크가 지금의 과도기를 이겨내고 업체, 대출자, 투자자가 모두 상생할 수 있는 또 하나의 투자수단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