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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이 주식 시장에 입문하기까지는 대부분 비슷한 과정을 거치지 않을까 싶다.

은행 이자로는 만족할만한 수익률을 올릴 수 없고, 남이 운영하는 펀드는 믿을 수 없고, 부동산은 상대적으로 큰 자금이 필요하고 엉덩이가 매우 무거우며, 현재 다니고 있는 직장이나 하고 있는 사업 이외의 수익을 바라는 사람들.

이 사람들이 책도 좀 읽고, 강의도 좀 듣고, 주식 커뮤니티도 열심히 방문하고, 국내외 주식시장의 흐름도 나름대로 꾸준히 들여다본다.

그리고는 '이 때다' 싶을 때, 투자를 시작한다.

처음에는 소액을 가지고 투자하다가 돈도 조금 따고, 시장의 흐름도 보인다 싶으면 투자금액을 점점 늘린다.

그러다가 이번 2018년 10월처럼 폭락장을 겪으면서 큰 손실을 본다.

폭락장을 온몸으로 받아내고 나면 과거에 이 시장 어딘가에 나와 같이 호기롭게 뛰어들었던 이 바닥 선배님들의 마음은 어땠을까 하며 괜히 혼자 공감한다.

20년 전 IMF 사태, 10년전 리먼브라더스 사태, 그리고 지금의 나.

 

 

쓰고 보니 위에 쓴 내용은 그냥 내 이야기구나 싶다.

나도 개인적으로 2018년을 지나면서 주식평가액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처음 맞이하는 폭락장도 아닌데, 역시나 또 다시 계좌가 퍼렇게 멍들었다.

그나마 예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폭락 조짐이 보일 때 부분 매도를 과감하게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과

째려만 보고 있던 종목들에 소액으로 신규진입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 정도?

결과론적으로는 폭락 직전에 모든 주식을 매도했다가 바닥에서 다시 샀다면 베스트였겠지만,

이 부분은 신의 영역이라고 생각하기에, 아마 다시 이번과 같은 폭락장이 온다 해도 대응방법이 크게 달라질 것 같지는 않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서 다시금 뼈저리게 느낀 교훈.

 

"시장을 이기는 개인은 없다."

"시장을 이기는 투자방법은 없다."

 

나도 착각 속에 빠져있었는지도 모른다.

그저 장이 좋아서, 모든 종목이 다 올라서, 수익을 봤던 것인데

마치 내 실력이 올라가서, 실력이 좋아져서 수익을 내는 것마냥 혼자만의 착각 속에 빠져 살았나보다.

 

사실은, 하필 장이 좋을 때 내가 주식 시장에 있었기 때문에 수익을 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하필 장이 나쁠 때 내가 주식 시장에 있기 때문에 손실을 보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대단한 통찰력과 신기방기한 매매기법을 가진 0.1%의 주식 고수가 아닌 이상에야 하락장에서는 어찌 해 볼 도리가 없다.

시장에 있는 100개의 종목 중에 90개가 하락하고 10개만 상승하는데, 그때마다 매번 상승하는 10개의 종목을 족집게처럼 집어낼 수 있는 투자자는 노스트라다무스의 후예이거나 투자의 천재, 둘 중 하나일 것 같다. 

 

 

그렇다면 요즘 같은 하락장에서는 시장을 떠나 있다가 상승장에만 시장에 참여한다면 큰 수익을 거둘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하지만 이것도 이론적으로는 쉽지만 현실적으로는 너무너무 어렵다. 시장은 영원히 상승할 것 같다가도 곤두박질치기도 하며, 곧 시장이 망할 것 같은 암울한 장세를 뒤로 하고 1년 내내 상승하는 상승장이 펼쳐지는 상황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승장, 하락장을 콕 집어낼 수 있는 몇몇 투자의 귀재들을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늘 시장에 참여한다. 죽을 것 같은 하락장도 견뎌내고, 본전이 와서 주식을 다 팔아치우고 싶은 마음도 억누르고 나서야 비로소 불같은 상승장에 함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은 오늘도 열리고 내일도 열린다. 그리고 시장을 이기는 개인은 없다.

지금은 잔뜩 심통이 나서 전세계에 심술을 뿌리고 다니는 미스터 마켓이지만 또 어느새 돌변해서 희망의 씨앗을 심고 다닐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므로 시장이 주는 시련도 기꺼이 견디고, 시련 뒤에 찾아오는 수익은 감사히 받아들이는 겸손하고 또 겸손한 마음을 오늘도 잊지 않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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