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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글에서 처음 주식을 투자하는 사람이 고점에서 물린 후,

비자발적 장기투자자가 되거나 주식판을 떠나는 과정을 단순화해서 알아보았으며

주식이 가지는 '상대적 가격'을 비트코인을 통해 살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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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점에서 물리는 개미의 속성과 상대적 가격(feat. 비트코인과 아울렛 매장) - 1편

 

 

이번 글에서는 주식에서 상대적 가격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그리고 아울렛 매장이나 백화점에서는 이 '상대적 가격'을 판매 전략으로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1편에 이어서 비트코인 이야기를 조금 더 하자면,

10만원, 100만원, 400만원 일 때는 비트코인에 관심도 없던 투자자들이 2000만원, 2500만원이 되어서야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다.

대개의 작전주가 그렇듯이 물량을 모으는 초기에는 소리소문없이 싼 가격에 매집을 하고, 계획한만큼 매집이 완료되면 적은 물량을 가지고 가격을 올리면서 개미들을 살살 꼬드긴다.

그러면서 언론에서는 연일 비트코인이 얼만큼 상승했는지, 또 얼만큼 하락했는지를 국민들에게 상세히 보고한다.

여기에는 사람의 욕심을 자극할 수 있는 단어들이 들어가야 하는데,

단골 손님으로는 '폭등, 폭락, 연일 상승, 일제히 상승' 등이 있다.

이 당시에도 뉴스에 나오는 아나운서들이

'비트코인 가격이 폭등했다.'

'1년 전에 비해 100배가 올랐다'

'위험자산이므로 국민들이 투자할 때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와 같이 사람들을 자극할 수 있는 멘트를 지속적으로 방송에 내보냈다.

 

어느새 식사자리, 술자리에서 비트코인은 빼놓을 수 없는 안주거리였으며,

어제보다 오늘 더 오른 모습으로, 또 오늘보다 더 오르는 내일의 모습을 보여주며

비트코인을 사지 않은 사람들이 괜히 손해보는 것 같은 느낌을 들게 만드는 데 성공한다.

그러면서 비트코인 상승장에 처음 진입한 사람들은 너도나도 모두 이득을 보게 된다.

하지만 처음부터 큰 돈을 넣기에는 부담스러웠기 때문에 대부분 소액으로 시작해서 작은 이익을 보게 된다.

이 '작은 이익'이 몰고 올 후폭풍을 예감하지 못한 투자자들은 더 큰 이익을 내기 위해 투자금을 늘린다.

누구는 적금을 깨고, 또 다른 사람은 주식을 판 돈으로, 마이너스 통장으로, 신용대출을 받아서 등등등

더 많은 이익을 내기 위해 더 많은 투자금을 가지고 들어온다.

그러던 중, 2800만원 하던 비트코인이 폭락을 해서 2000만원이 된다.

'상대적으로' 너무 저렴해 보인다.

다시 2800만원 정도까지 가주기만 한다면 40%의 이익이므로 덥썩 산다.

'절대적으로'는 굉장히 비싼 가격이었지만 이미 이 판에 뛰어든 투자자들에게 절대적 가격은 보이지 않는다.

 

슬픈 예감은 언제나 틀린 적이 없어서 더 슬프다고 했던가.

한 번만 와주면 되는 '그 가격'은 오지 않고 자꾸 저점만 낮아진다.

손실률을 줄이기 위해 돈을 더 가져와서 물을 타지만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손실률은 어떻게 손 쓸 도리가 없다.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세력'이라는 단어 뒤에 숨어있는 자들이 나에게 비싼 값에 자기들의 물량을 팔아넘기고 훨훨 떠나버린 것이다. 나는 돈을 조금 벌려고 왔다가 그들이 설계해둔 판에서 그들이 만들어 놓은 '상대적으로 저렴해보이는 가격'에 그들이 가지고 있던 물량을 모두 사 준 것이다.

 

사람이 '상대적 가격'의 함정에 빠지면 용감해지고 과감해진다.

바로 이 '상대적 가격'을 판매 전략으로 활용하는 곳이 있다.

아울렛 매장과 백화점이다.

아울렛 매장에 가면 평소에는 제 값을 주고 사야하는 물건들을 아무 이유없이 50% 혹은 90%까지도 할인해서 판매하고 있다.

물론 철 지난 의류나 각종 용품들이라는 이유로 할인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아무튼 아울렛에 가면 기본적으로 50%정도는 할인을 받아야 당연하다는 인식이 존재한다.

아울렛 매장들이 판매 전략으로 활용하는 부분이 바로 '당연히 할인받아야 한다.'라는 이 부분이다.

아울렛 매장에 진열된 옷에 부착되어 있는 가격표는 애초에 따로 만들어진다.

예를 들어, 5만원에 팔려고 진열해놓은 옷이 있다.

그러면 가격표를 50,000원 이라고 만들어서 붙여놓으면?

아울렛까지 왔는데 아마 이 옷을 가격표에 붙어 있는 가격만큼의 돈을 다 주고 사려는 손님은 거의 없을 것이다.

적어도 아래와 같이 만들어 놔야 손님의 발걸음을 멈추게 할 수 있을 것이다.

150,000원50,000원

바로 이것이 아울렛 매장에서 '상대적 가격'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원래 5만원에 팔려고 만든 상품이지만 가격표에는 150,000원을 정가로 만들어두고 10만원을 할인해서 5만원에 팔게 된 것처럼 한다.

그러면 같은 5만원을 주고 사더라도 '정가 5만원'에 주고 사면 뭔가 손해보는 느낌이 들지만

'10만원 할인받은 5만원'을 주고 사면 괜히 이익 본거 같은 느낌에 기분까지 좋아진다.

 

 

백화점에서도 '상대적 가격'을 활용하여 물건을 판매한다.

여기서는 와인을 예로 들고자 한다.

대부분의 백화점에는 와인만 따로 모아서 판매하는 '와인 코너'가 있다.

와인 코너에 가면 사람들 눈에 가장 잘 띄는 곳에 특별 대우를 받으며 전시되어 있는 와인이 있는 곳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진열대에 죽 늘어선 다른 와인들과 다르게 홀로 조명을 받으며 빛나는 이 특별한 와인의 가격은 서민들이 평생동안 한 번이라도 구입할 수 있을지 궁금증이 드는 가격표가 붙여져 있다.

300만원, 500만원 등 술 한병에 매겨진 값어치가 중고차 한 대 값과 맞먹을 정도로 높게 책정되어 있다.

그리고 이 와인은 오늘도 내일도 모레도 계속해서 그 특별한 자리에 전시되어 있다.

 

이 와인은 안 팔려도 땡큐, 팔리면 완전 땡큐인 상품, '아무도 사지 않는 상품'이기 때문이다.

 

500만원 짜리 와인이 이 자리에 전시된 목적은 다른 와인을 팔기 위해서이다.

와인 코너에 들어서며 500만원 짜리 와인을 본 사람들은

"무슨 술 한 병이 500만원씩이나 하네?"

"저런건 누가 사먹을까?"

등의 비슷한 생각을 하며 매장에 들어선다.

그리고는 본인이 구입하려는 와인을 둘러본다.

바로 여기에서 백화점이 의도한 '상대적 가격' 시스템이 우리 뇌에서 작동하기 시작한다.

 

만약 500만원 짜리 와인을 보지 않고 와인 진열대를 둘러보았다면,

1만원짜리 와인을 본 후에 3만원짜리 와인을 보면 가격이 3배 차이가 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500만원 짜리 와인을 본 사람은

1만원짜리나 3만원짜리 혹은 5만원짜리 와인도 다 고만고만한 가격으로 보인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머릿 속에 500만원 짜리 와인이 와인 가격의 기준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주식도, 아울렛 매장도, 백화점도 각기 다른 방식이지만 '상대적 가격' 시스템을 활용해 자신들이 가진 물건의 가치를 더욱 높아보이게 만든다.

그래서 정말 똑똑한 사람들도 주식을 하다가 '작전 세력'에게 제대로 당하는 것이며

10만원 하던 비트코인을 거들떠도 보지 않던 사람이 2000만원에는 고민없이 턱턱 살 수 있는 것이다.

5만원짜리 옷을 사면서도 이익을 봤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이며

5만원짜리 와인을 사면서도 '어차피 만원이나 5만원이나 별 차이 없는 가격대에서 고른 것이다.' 라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지금 내가 사려는 주식의 가격이 '절대적'으로 저렴하고 저평가여서 사려는 것인지

'상대적'으로 싸보이고 저평가처럼 보여서 사려는 것인지

객관적인 관점에서 다시 접근하여 기본적 분석과 기술적 분석을 다시 해보고

그래도 저렴하다고 생각되면 그 때 주식을 매수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상으로 '상대적 가격'에 관한 글을 모두 마친다.

[주식 기초 용어]기본적 분석과 기술적 분석

[생활정보/인터넷 가입 1탄]인터넷 가입 신청, 그냥 하지 말자(인터넷 가입 현금지원 받고 하자!)

[주식 기초 용어]선물과 옵션 - 1(선물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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