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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야구를 좋아한다. 프로야구 팀 중에서는 빙그레이글스부터 한화이글스로 이어지는 이글스 팀을 응원한다.

이글스는 걸출한 투수들도 있었지만, 전통적으로 '다이너마이트 타선'이 상대 투수들에게 위압감을 주는 타력 위주의 팀이었다. 현대 유니콘스나 삼성 라이온즈 처럼 왕조 시절을 구축한 적은 없었지만 그런대로 중위권을 유지하는 실력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 한화 팬들에게 지난 11년은 나름 고통(?)의 시간이었다.

어느새 내리막을 걷기 시작한 팀성적이 바닥에 자리잡기 시작하더니 그 자리가 편안했는지 도무지 위로 올라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심지어 당대 최고의 투수라는 류현진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꼴찌를 밥먹듯이 했으니 경기력이 어땠는지는 안봐도 뻔할 지경이었다. 초반에 이기고 있다가도 7회만 지나면 귀신같이 역전당하는 실력은 전세계 탑클래스였으며, 매년 똑같은 현상이 반복되었다. 국내 프로야구의 명장이라는 '3김 감독'이 모두 한화를 거쳐갔으며 김인식 감독을 제외한 나머지 김응용, 김성근 감독은 사실상 감독 수명이 한화에서 끝났다고 봐도 될 정도로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든 채 팀을 떠났다.

 

스포츠에서는 늘 '이기는 DNA'를 강조한다.

고기도 먹어본 놈이 먹을 줄 안다고 했던가. 스포츠에서도 이겨본 놈이 이길 줄 안다는 의미로 '이기는 DNA'를 강조한다. 팀이 이기는 방법을 알면 지고 있어도 역전할 수 있는 희망이 있다.

하지만 지난 11년 간의 한화이글스처럼 '지는 DNA'를 보유하고 있는 팀은 상황이 정반대다. 이기고 있어도 마지막에는 어떻게해서든 질 것 같은 불안한 느낌적인 느낌이 든다. 아마 그 느낌은 응원하는 팬들보다 선수들이 더 현실적으로 느끼지 않았을까 싶다.

2018년 한화이글스에는 큰 변화의 바람이 불어닥쳤다.

한용덕이라는 프랜차이즈 출신 신임 감독을 선임하였고, 그 동안 한화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었던 선수층의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고자 팀 차원에서 노력하였다. 그 결과, 실력이 고만고만한 노장 선수들을 대거 방출하고 신진급 선수들에게 1군 경기에 출전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부여하였다. 밖에서 보는 일개 팬이 보기에도 한화의 분위기는 예전과는 많이 달라져 보였으며, 선수들의 눈빛에서도 독기(?)같은 것들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11년 간 해오던 습관을 버리고 새로움을 받아들인 결과, 한화는 무려 11년만에 가을야구에 초대받을 수 있었고, 현재 넥센 히어로즈와 준플레이오프 경기를 치르고 있다.

 

아마 모르긴 몰라도 지금 우리나라에는 지난 11년 간의 '한화이글스' 와 같은 투자자들이 제법 많이 존재하리라 생각한다.

모두가 문제를 알고 있지만 딱히 문제를 고치려는 노력도 의지도 없는 상태의 팀이었던 한화이글스.

내가 왜 주식판에서 돈을 잃는지 어느 정도 알고 있지만 현재 수준 이상의 노력을 투입할 의지가 없는 투자자.

분야는 다르지만 행동의 결과는 비슷하다.

 

결국 주식도 똑같다.

스포츠에서 '이기는 DNA'가 중요하다면 투자에서는 '돈을 따는 DNA'가 중요하다.

투자자가 돈을 따고 잃는 것은 시스템적인 문제도 있겠지만, 투자자가 가지고 있는 투자 습관도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

한화는 지난 11년간 고만고만한 실력의 노장들을 불러모으고, 신인급 선수들에게는 기회를 거의 주지 않았다. 두산이나 넥센과 같은 팀들이 젊은 선수들을 육성해가며 팀을 강하게 만드는 것을 옆에서 보면서도 자기만의 방식을 고집했다.

주식투자자도 자신의 투자습관을 곰곰히 돌아본다면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무조건 거래량 터진 종목만 사는 투자자가 있는가 하면, 52주 신저가를 작성한 종목만 사는 투자자도 있다. 대선주, 남북경협주 등 테마주만 따라다니는 투자자도 있고, 상한가/하한가 따라잡기만 하는 투자자도 있다.

 

만일 위의 습관을 가지고도 자신만의 전략으로 돈을 따고 있다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자신만의 습관으로 주식투자를 하고 있는데 돈을 잃고 있다면?

한화이글스가 그랬듯, 투자 방법의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해오던 것을 과감히 버리고 새로운 것에 도전할 필요성이 생기는 것이다.

그런데 막상 새로운 것을 하려고 하니 뭘 어떻게 해야 새롭게 하는 것인지 도무지 방향이 잡히지 않는다.

 

2018년의 한화이글스가 신인급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고, 1군과 2군 선수들 사이에 선의의 경쟁심을 불러일으키는 방법으로 성적을 끌어올린 것은 현 리그 최고 팀인 두산 베어스를 벤치마킹한 것이다.

우리 투자자들에게도 벤치마킹할 누군가가 필요하다.

그 대상은 벤자민 그레이엄이나 워런 버핏같은 투자의 대가들일 수도 있고, 가까이에는 내 주변에서 주식을 망하지 않고 오랫동안 하고 있는 지인일 수도 있다. 크든 작든 성공을 해나가는 사람들로부터 '성공하는 DNA'를 배우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벤치마킹할 대상을 찾고, 그들이 성공한 방법을 보고 배워서 나에게 적용해보는 것이다.

지금까지 해오던 방식을 버리는 것이 말처럼 쉽진 않을 것이다.

자신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수정해야 할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눈물을 머금고 손절을 해야 할 수도 있다.

그렇게 해야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돈을 잃는 DNA'를 버리고 '돈을 따는 DNA'를 내 몸에 저장할 수 있다.

 

 

계속해서 실패한다면 그 원인은 내부에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 이유를 찾아서 제거하고, 건강하고 새로운 습관을 익히려고 노력한다면 언젠가는 '성공하는 DNA'가 터줏대감처럼 내 몸 깊숙이 자리잡는 날이 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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