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25% 인상했다.

2.00% → 2.25%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때마다 국내 언론들은 무더기 기사를 쏟아낸다.

보통은 부정적인 반응 일색이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미국은 물론이거니와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국들이 곧 망한다는 골자가 대부분이다.

이런 기사들이 과연 사실일까?

하는 의문으로 이번 글을 시작해보려고 한다.

 

어느새 돌아보니 미국의 금리가 한국의 금리보다 높아져 있다.

개인투자자들도 금리를 0.1%라도 더 주는 은행에 돈을 맡긴다.

그런데 무려 '달러'라는 기축통화가 대한민국이라는 신흥국의 통화보다 이자를 더 준다고 한다면?

저축을 할 사람들은 미국으로 가는 것이 조금이라도 더 좋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일반 투자자들이 진짜로 미국에 저금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환전할 때 생기는 손실이 금리 차이보다 더 크므로,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어쨌든 우리나라와 같은 신흥국의 금리는 미국보다 낮게 유지하는데서 오는 장점은 딱히 없다.

미국과 비슷하게 가던지, 미국보다 조금 높게 유지하는 것이 이론상으로는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제로에 가깝던 미국의 금리가 어느새 우리나라의 금리를 추월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사실, 우리나라도 박근혜 정부 시절이던 2010년대 중반에 금리를 인상했어야 한다. 

미국은 이미 이 때부터 금리인상에 대한 강력한 시그널을 전 세계에 보내고 있었다.

"나 금리 인상 한다! 진짜 할 거야! 잘 봐!"

위와 같은 뉘앙스의 이야기를 수도 없이 하며 전 세계에 홍보를 하고 다녔으니 모를 수가 없었다.

그러면 우리나라도 국내 경기를 살펴보고 미국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며 금리인상 시기를 결정했어야 한다.

하지만 시기를 놓쳤고, 지금에 와서 금리인상을 하자니 새로 떠오른 경제의 불안요소들이 눈에 밟혀 금리인상을 망설이고 있다.

 

금리는 경제 활동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기준점 역할을 한다.

금리가 오르고 내림에 따라 채권, 부동산, 주식도 따라서 춤을 춘다.

여기서는 부동산을 먼저 언급하고자 한다.

지금 우리나라의 부동산은 연일 폭등에 폭등을 거듭하여 유주택자는 웃고 무주택자는 울고 있다.

얼마 전, 서울 집값의 중위값이 8억원을 넘었다는 기사를 보았다.

서울에 내 집을 가지려면 은행 대출을 포함해 8억원 정도는 평균적으로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이 말은, 어지간히 살만한 집은 기본 10억원이 넘었다는 말과도 같다.

집값도 물가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오르는 것은 맞지만, 지금처럼 오른다면 부의 재분배 기능이 무너지고, 이는 사회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그래서 정부는 집값이 안정될 수 있는 여러 가지 정책을 펴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의 집값 폭등 현상은 몇 년 전에 금리로 막을 수 있었다.

미국이 금리 인상을 한다고 했을 때, 발빠르게 대응해서 함께 금리를 올렸다면 지금과 같은 일들이 벌어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집값에는 금리 이외에도 다른 여러 가지 요인들이 존재하지만 이 글에서는 금리를 중심으로 다루어보고자 한다.)

금리가 낮으면 돈을 쉽게 빌릴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돈을 빌려주면 그 돈을 가지고 부동산을 사러 간다.

지금은 제도가 바뀌어 다음과 같은 일이 많이 힘들어졌지만

얼마전까지만 해도 자본금이 1억원 밖에 없더라도 집을 10채 100채씩 사서 보유할 수 있었다.

 

집을 1채만 사서 가지고 있을 사람에게 금리 1%, 2% 상승은 그렇게 부담되는 금액이 아니다.

 하지만 집을 10채 100채씩 살 사람들에게 금리 1%, 2% 상승은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그래서 집을 1채 사서 가지고 있을 사람들에게는

5%금리로 3억짜리 집을 사는 것이

2%금리로 5억이 되어버린 집을 사는 것보다 훨씬 부담이 덜하다.

 

 

여전히 우리나라의 기준금리는 1%대에 머물고 있으며, 주택담보대출도 3%대의 금리로 대출이 가능하다.

금리가 올라가면 돈을 많이 빌리려는 사람들이 부담스러워 한다.

돈을 빌려가라고 등을 떠밀어도 빌리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

그런데 지금은 투자를 하기에 너무 좋은 환경이 만들어져 있다.

(관점에 따라 투기라고 볼 수도 있으나 여기서는 투자라고 지칭하기로 한다.)

연간 3%대의 금리에 돈을 빌려서 투자를 하면 10% 이상의 수익이 기대되는데 이걸 마다할 투자자가 있을까?

심지어 우리나라에는 전세라는 투자하기에 아주 좋은 제도가 있어서 레버리지 효과를 몇 배로 누릴 수 있는 이점도 있다.

 

이걸 아는 사람들은 열심히 빚을 내서 집을 계속 사들이고 수익을 낸다.

그러므로 집을 많이 산 사람들을 적폐로 몰아세우고 욕을 하기보다는 위와 같은 상황이 벌어지지 않도록 제도를 그물망처럼 촘촘히 정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 선행되어야 할 것이 금리 인상이다.

지금 우리나라 경제가 침체에 빠졌다는 기사가 연일 언론에 도배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의 실적발표를 살펴보면 어닝서프라이즈의 연속이다.

해외여행을 떠나는 여행객의 수는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주위를 둘러보면 우리나라는 언론이 이야기하는 것보다 잘 살고 있는 나라라는 생각이 든다.

 

원래 금리 인상은 경기가 좋아질 때, 경기가 좋을 때 한다.

경기가 안 좋을 때 풀었던 돈을 거두어들이는 것이다.

미국이 점진적으로 기준금리를 3%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입장을 공공연히 발표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제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금리 인상에 대한 논의를 해야하는 시기이지 않을까 생각하며 글을 마친다.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