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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내가 투자했던 상품들 중에 연체가 되는 것들이 속속들이 생겨나면서 P2P투자에 신규자금 투입을 중단하였다.

애초에 P2P투자라는 것을 시작할 때, 연체와 부실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고

많은 투자를 반복하다 보면 일정 수준의 확률로 당연히 발생할 것이라고도 생각했었다.

몇 달간 별탈없이 투자와 원금상환이 반복되었고, 걔 중에 연체가 되는 상품도 있었지만 투자 금액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았고, 담보가 확실하기에 단지 상환이 지연되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기다리면 한 달정도 딜레이가 되더라도 상환은 받을 수 있었다.

그러던 중, 두시펀딩이 금감원 등록을 하지 못하면서 뭔가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현재 두시펀딩의 홈페이지의 대출현황은 아래와 같다.

누적 대출액이 200억원을 넘어섰으며, 누적 상환액 또한 143억원을 넘어 68.7%라는 높은 상환율을 기록하고 있다.

대출 잔액이 65억원 남아있으니 수치상으로 그다지 커보이지 않는 비율이다.

그러나 이 65억원이 모두 연체이거나 연체예정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아래는 두시펀딩의 채권별 공지사항 내역 중 최신 게시물을 캡쳐한 내용이다.

온통 연체에 대한 공지뿐이다.

 

두시펀딩은 금감원에 아직 등록을 하지 못해 신규 상품을 출시할 수 없다.

그런데 묘하게도 금감원 미등록 상황과 맞물려 그 이후에 상환일이 돌아오는 상품들은 단 한 상품을 제외하고 모두 연체가 되고 있으며, 동일 차주들이 많이 존재하기에 앞으로 남아있는 69호까지의 상품들도 연체 예정이다.

그 동안 우수한 상환능력과 독특한 이벤트, 높은 수익률로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던 업체가 하루아침에 줄줄이 연체를 발생시켜 버린 것이다.

두시펀딩 측에 문의를 해봐도 돌아오는 답변은 앵무새처럼 늘 동일하기에 언젠가부터는 문의조차도 하지 않게 되었다.

다음 주에 상환하겠다는 답변이 어느새 한 달 가량 이어지고 있으며 이제는 다음 주에 상환하겠다는 말은

그들이 투자자를 안심시키고 시간을 벌고자 하는 의도 이외에 다른 의미는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들게 만들었다.

 

여기서 드는 첫 번째 의문, 금감원에 등록하지 못한 시점부터 왜 모든 상품이 연체되고 있을까?

이 쯤에서 두시펀딩과 비슷한 위치에 있으며 동산담보P2P를 취급하던 더하이원펀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재 더하이원펀딩도 두시펀딩과 마찬가지로 금감원에 등록하지 못한 상태이다.

하지만 상환일이 돌아오는 상품들은 이렇다 할 잡음없이 깔끔하게 상환을 성공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단순히 금감원 등록이 되지 않았다는 사유로 줄연체가 발생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

 

두 번째 의문, 약속이나 한듯이 모든 차주들이 돈을 갚지 않고 있다.

두시펀딩에서 돈을 빌려간 차주는 1명이 아니다.

여러 명이며, 여러 업체이다.

이들이 마치 단톡방을 만들고 두시펀딩에서 빌린 돈은 한 푼도 갚지 않기로 약속이나 한듯, 돈을 갚지 않고 있다.

두시펀딩 측에서도 이에 대해 투자자들에게 일절의 설명도 없는 상황이다.

그저 다음 주부터 상환하겠다는 답변만 한 달째 되풀이하고 있는 중이다.

사실, 우리는 두시펀딩을 통해 차주들에게 돈을 빌려줄 때, 동산담보를 설정해두었다.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여 LTV는 최대 70%를 넘지 않는 선에서 담보를 잡아두기도 했다.

상품에 따라서는 LTV가 채 50%도 되지 않는 것들도 있다.

그렇다면, 차주들은 어떻게 해서든지 돈을 싸들고 와서 갚은 후에, 맡긴 물건을 찾아가는 것이 정상이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차주들이 막대한 손해를 입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차주들은 오히려 단체로 갑질을 하고 있다. 빌려간 돈을 못 갚겠으니 담보로 잡힌 물건으로 퉁치자는 것이다.

이들이 자선사업가도 아니고, 돈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아닐텐데 왜 이렇게 고자세로 나오는 것일까?

 

여기서 드는 세 번째 의문, 애초에 담보라는 것이 두시펀딩의 창고에 존재했을까?

두 번째 의문에서 언급했듯이, 약속된 담보가 존재한다면 차주들은 돈을 갚지 못해 안절부절 해야한다.

하지만 지금 차주들의 행태를 보면 누구보다 느긋하다.

수억~수십억원의 가치를 지닌 자신의 물건들을 통째로 빼앗기게 생겼는데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만약 담보를 실제로 두시펀딩에게 맡기지 않았다면 차주들의 이런 행태는 이해가 된다.

어차피 맡긴 담보도 없으니 돈을 갚을 이유도 없는 것이다.

전당포에 돈을 빌리러 갔는데 물건을 맡기지 않았다면, 돈을 빌려간 사람이 다시 갚으러 올 확률은 얼마나 될까?

모든 차주가 빌려간 돈을 갚는데 보이콧을 선언한 데에는 다 이만한 이유가 있지 않을까 싶다.

 

P2P투자를 하면서 두시펀딩이라는 업체는 나에게 있어 '우수한 상환 능력을 갖춘 업체' 였다.

100개가 넘는 수많은 P2P펀딩 업체 중에 투자할 만한 업체를 추리고 추려 '투자 가능 업체'로 분류를 해 두었었는데

막상 일이 이렇게 되고 나니 '안전한 업체'가 과연 존재할까? 라는 의구심까지 들게 되었다.

업체의 상품 설명과 업력만을 보고 투자를 결정해야 하는 현재 상황에서 투자자가 업체의 '도덕성'까지 검증할 시스템은 너무도 먼 미래의 이야기처럼 보인다.

물론 두시펀딩이 그 동안의 업력을 바탕으로 우수한 추심 능력을 발휘하여 연체된 상품들을 상환시킨다면 업체의 신뢰성은 다른 의미에서 한 단계 높아질 수 있다.

과연 몇 달 후, 두시펀딩은 투자자, 대출자와 지속적으로 윈-윈하는 업체로 남아있을지

제 2의 펀듀 사태로 씁쓸히 막을 내리고 투자자들과 고소, 고발 공방을 벌이게 될지,

부디 해피엔딩으로 잘 마무리 되어있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2018/03/04 - [P2P 투자 이야기] - P2P투자 가이드라인 개정, 무엇이 바뀌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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