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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27일, 금융위원회에서는 P2P투자 가이드라인을 개정하여 연장시행한다는 발표를 하였다.

작년에 시행된 기존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P2P업체 한 곳당 1,000만원까지 투자할 수 있으며, 한 상품당 500만원의 투자한도를 적용받았었다.

이 규정에 힘입어(?) P2P업계에 진출하는 업체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으며, 기존에 영업하던 업체들은 신규업체들과 회원을 사이좋게 나누어 가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하였다.

투자자들도 이전에는 원하는 업체에 투자금을 마음껏 투하할 수 있었지만 가이드라인이 신설된 이후에는 신뢰도가 높은 업체들을 찾아다니는 수고로움을 감수해야 하기도 했다.

여기에는 장점과 단점이 모두 존재해서 딱히 이 규정이 좋다 나쁘다 말하기가 참 애매한 것이 사실이었는데,

장점으로는, 강제 분산투자가 되었다는 점이다. 펀듀 사태 등과 같은 일이 벌어졌을 때, 해당 업체에 1,000만원만 투자를 했다면 손실은 최대 1,000만원으로 제한되지만 1억원을 투자했을 경우에는 상황이 조금 더 심각해진다. 이런 측면에서 보았을 때, 업체와 상품에 분산투자를 하도록 유도한 점은 바람직해 보이는 부분이었다.

단점으로는, 강제 분산투자로 인해 투자금들이 검증되지 않은 업체들로 흘러들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업계에서 상품 선정 능력과 관리, 추심 능력을 검증받지 않은 업체들로 들어간 투자금은 연체와 부실의 위험에 보다 더 많이 노출될 가능성 또한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이번 2월 27일에 개정된 가이드라인은 여전히 논란의 불씨를 남겨두고 있다.

 

바뀐 내용들에 대해서는 지금부터 하나씩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정보제공 강화

P2P업체들의 건전성을 확인할 수 있도록 대주주현황, 재무현황 등의 정보를 투자자들에게 의무적으로 제공하도록 하였다.

부동산PF 상품에 대해 관련된 위험 요인을 점검할 수 있도록 차주의 자기자본투입 여부와 비율, 월별 공사진행 상황 및 대출금 사용내역 등을 공시항목으로 구체화하였다.

대출자가 동일 P2P업체를 통해 복수의 대출을 받은 경우, 해당 사실과 모든 대출현황을 공시하도록 하였다.

그 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던 다수의 P2P업체들의 재무현황 등을 투자자들에게 공시하도록 하여 투명성을 높이는 동시에 재무건전성을 확인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였다.

또한 P2P투자 상품 중에서도 '하이리스크'로 인식되는 부동산PF 상품의 공시항목을 구체화하여 투자자들에게 보다 자세한 투자정보를 제공하도록 한 점도 눈에 띈다.

마지막으로, 대출자와 업체가 '짜고 치는 고스톱'을 하지 못하도록 복수의 대출을 받은 경우에 그 현황을 투자자들에게 모두 공개하도록 한 부분도 투자자들에게는 긍정적인 부분이다.

둘째, 투자한도 규제 개선

개인투자자들의 투자한도를 현행 1,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확대하였다.

하지만 현재 P2P대출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부동산 관련 상품은 기존과 동일하게 투자한도 1,000만원이 적용된다.

즉, 부동산을 제외한 나머지 투자상품(동산P2P, 신용대출 등)에만 개정안이 적용된 것이다.

이에 부동산을 주로 취급하는 P2P플랫폼사들은 즉각 반발하는 제스쳐를 취하는 모양새이며, 비부동산 상품을 주력으로 취급하는 플랫폼사들은 두 팔 벌려 환영하는 상황이 되었다.

예를 들어, 테라펀딩이나 아나리츠 등의 부동산 전문 플랫폼사는 이번 가이드라인 개정안으로 건질만한 소득이 없어보이며, 두시펀딩이나 더하이원펀딩과 같이 동산담보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플랫폼사는 산술적으로 투자금을 기존의 2배 가량 유치할 수 있게 되었으니 위와 같은 상황이 벌어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해 보인다.

 

P2P업계의 대출규모가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반면, 연체와 부실률도 이전에 비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이번 가이드라인 개정이 아주 나쁘지는 않다고 보여진다. 다만, 금융당국에서 P2P대출도 하나의 금융시장으로 인정하며 제도권 안으로 조금 더 끌고 들어가려는 노력이 있었다면 업계와 투자자 모두 윈-윈하는 그림이 그려질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부분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 것이 사실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언제나 그렇듯, 좋은 업체와 좋은 상품을 선별해내기 위해 매의 눈으로 꾸준히 지켜보고 투자하며, P2P업계가 투명성과 건전성을 갖춘 금융시장으로 성장해 나가기를 희망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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