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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9일, 한국은행은 현행 연 1.25%인 기준금리 동결을 발표하였다. 이로써 1년 4개월째 최저금리를 유지하게 되었다. 중국의 사드보복과 연일 이슈가 되고 있는 북핵문제로 인해 정부가 금리인상에 다소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판단된다.

이와는 반대로 미국의 12월 기준금리인상은 시장에서 거의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2015년 이후로 미국은 지속적인 금리인상을 시사하며 종전 0~0.25%였던 기준금리를 점차적으로 인상하여 현재 1.00~1.25%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예상대로 12월에 한 차례 더 금리인상을 단행한다면 미국의 기준금리는 1.25~1.50%수준까지 상승하여 우리 나라의 기준금리를 살짝 웃돌게 된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전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는 '달러'가 전세계의 기축통화이기 때문이다. 달러의 가치 상승/하락에 따라 여타 국가들의 화폐 가치도 함께 널뛰기를 하며, 다국적기업들의 수출/수입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또한 '금리'는 투자를 결정하는 데 가장 기본이 되는 요소이기도 하다. 투자자들은 금리의 변동에 따라 기민하게 움직인다. 그러므로 미국의 기준금리 변동은 미국을 포함한 각국의 금융권(은행), 주식시장, 채권시장, 부동산시세 등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금리 변동에 따른 투자 자산 배분에 관한 내용은 아래의 글에서 찾아볼 수 있다. 

2017/10/16 - [주식&채권 이야기] - [투자 칼럼]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진정한 의미의 분산투자, feat.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달걀모형)

 위의 그림은 링크의 글에도 삽입된 그림이며, 그 유명한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달걀모형이다. 그럼 이 쯤에서 달걀모형을 실전에 적용해보고자 한다. 미국의 금리를 기준으로 적용하면, 지난 6-7년간은 D 지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수 년간 0~0.25%의 기준금리를 고수하던 미국이 2년 전부터 금리인상을 결정하고 순차적으로 금리인상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그럼 현재 단계는 D지점을 지나 E지점을 향해가고 있거나, 이미 E지점에 와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달걀모형을 통해 금리가 D지점을 향해가거나 머물러 있을 때는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을 권하고 있다. 낮은 금리로 인해 시장에 유동성이 넘쳐나며, 너도나도 부동산 투자에 뛰어들 준비를 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금리가 낮기 때문에 레버리지를 최대한으로 일으켜도 대출이자에 대한 부담이 덜하다. 또한 누군가는 은행에서 저리에 돈을 빌려 내가 산 부동산을 더 비싼 가격에 매입해 줄 확률도 매우 높다. 금리가 낮게 유지되는 한, 부동산 가격은 지속적으로 오를 것이란 판단이 그 근거가 될 수 있다. 실제 우리나라의 현재 상황을 살펴보더라도, 수 년에 걸쳐 기준금리가 점차 하향되면서 부동산 투자에 한바탕 광풍이 휩쓸고 지나갔으며 최근 들어 정부의 정책으로 인해 다소 부동산 시장이 움츠러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금리가 최저점을 찍고 반등하기 시작한다는 것은 경기가 살아나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기업들의 실적이 호전되고, 국가 경제도 함께 호황을 이루기 시작한다. 그러면 이제 그 동안 풀어놓은 돈을 거둬들이기 시작할 때가 온 것이다. 시장에 유동성이 지나치게 넘쳐나면 돌이킬 수 없는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도 있다. 경기가 침체될 기미가 보이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여 경기를 살리는 방법을 사용하지만, 반대로 경기가 살아날 조짐이 보이면 금리인상 등의 방법을 통해 시장의 유동성을 거둬들여야 한다. 현재 미국은 자국의 산업 및 경기 전반에 상당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그 결과가 점진적인 금리인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금리가 최저점인 D지점을 찍고 E지점을 향해 상승한다는 것은 부동산 시장의 침체를 의미하기도 한다. 그 동안 싼 이자에 돈을 빌려 주택과 건물을 구입하고, 수요의 증가에 따른 부동산 가격 상승의 수혜를 누려온 사람들도 금리가 상승하기 시작하면 하나 둘씩 주택과 건물을 처분하기 시작한다. 금리가 오르면 대출이자가 오르고, 대출의 문턱이 높아져서 신규 주택 구입 수요가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팔려는 사람이 사려는 사람보다 많은 현상이 일어나고, 부동산 가격은 자연스레 하락한다.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바로 이 지점을 부동산 매도 시점이라고 이야기하였다.

 부동산을 매도한 자금들은 주식시장으로 흘러들어간다. 앞서도 이야기했듯이 금리인상은 경기가 좋아지고,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될 때 이루어진다. 경기가 살아나고 기업의 실적이 좋아진다는 것은 곧 주가상승과 배당확대를 의미한다. 이 지점이 오면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는 종목들이 속속 나타나며, 종합주가지수도 덩달아 상승하는 경우가 많다. 주가는 매일 변하는 것이고 내일의 주가는 신도 모른다는 우스개소리도 있지만, 결국 기업의 주가는 해당 기업의 펀더맨털로 수렴하게 되어 있다. 요즘 연일 상승을 거듭하며 투자자들을 미소짓게 만드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도 어닝 서프라이즈 급의 실적 개선이 있었기에 드라마틱한 주가 상승이 가능했다고 보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우리나라도 10월 기준금리 동결로 인해 11월 기준금리 인상이 확실하다고 보는 전문가가 우세한 상황이다. 만일 우리나라의 기준금리도 11월을 기점으로 인상되기 시작한다면, 현재는 달걀모형의 D와 E지점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고 보아도 될 것이다. 신기하게도 작금의 부동산 시장은 정부의 규제, 대출금리 상승과 맞물려 거래량이 줄어들었으며 횡보 상태에 놓여있다. 반대로 주식시장은 코스피가 2500을 뚫고 올라서면서 사상 최대의 주가지수를 연일 경신하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은 우리 나라 경제의 여러 부문에 영향을 미칠 것이며, 우리는 그 동안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금리인상기에 취해야 할 포지션을 미리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하겠다. 그러면 최소한 투자를 함에 있어서 큰 낭패를 보는 일은 없지 않을까 생각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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